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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학력 저하, 코로나19 탓만 해서야

하윤수(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전 부산교대 총장)


교육부가 지난 2일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및 학습 지원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내용을 요약하면 결과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 증가 등 학력 저하가 나타났고, 원인은 코로나19에 따른 대면수업 부족 때문이며, 따라서 대책은 등교 확대와 전면 등교라는 ‘교육회복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거다.

그런데 왠지 석연치 않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코로나19로 온라인 개학이 이뤄진 2020년 성취도만 비교했다. 그리고 대면교육 부족으로 성취도가 낮아졌다고 밝혔다. 누구나 예측한 그럴듯한 분석이다. 하지만 간과한 게 있다. 그것은 학력 저하가 2020년이 아닌 그 이전부터 나타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3·고2 학생들의 국·수·영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16년 2.0~5.3% 수준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에는 6.4~13.5%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10% 포인트에서 18% 포인트까지 줄었다. 최소한 현 정부 4년 동안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3배로 증가한 것이다.

이쯤 되면 교육부의 원인 분석과 대책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오히려 학력 진단과 평가를 터부시하고 거부해 온 현 정부와 일부 교육감의 정책 실패를 코로나19로 희석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현 정부와 일부 교육감은 그간 각종 평가를 없애왔다. 초등학교 지필 평가 폐지, 초등 1·2학년 받아쓰기 금지, 시험 없는 자유학기제 및 자유학년제 확대가 이어졌다. 전수조사였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도 ‘한 줄 세우기’라며 2017년부터 3% 표집으로 전환했다. 교육부가 2019년 발표한 초1~고1 전체 학생 대상 기초학력진단검사도 일부 교육감이 ‘일제고사’라고 폄훼하며 거부해 좌초됐다.

그러는 사이 우리 학생들의 학력은 ‘깜깜이’ 상황이 됐다. 도대체 자신의 학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없다. 교과별, 영역별로 잘하고 부족한 게 뭔지 객관적 정보가 없다 보니 맞춤형 학습지원이 될 리 없다. 자연히 사교육을 찾게 되고, 거기서 저소득층 학생들은 소외된다. 그런데도 현 정부와 교육감들의 평가 경시 기조는 전환될 기미가 없다. ‘교육회복프로젝트’라는 요란한 구호와 함께 전면 등교가 전가의 보도인 양 대책의 중심이다. 성취도 평가 개선도 고작 ‘희망학교’에 참여 기회를 주겠다는 것뿐이다.

기초학력 부진은 학교 부적응과 학업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외계층 학생들에게는 더 치명적이다. 기초학력은 학생들이 10년, 20년, 30년 후 미래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소양이다. 그렇기에 결코 정권과 교육감의 이념에 따라, 학교의 희망 여부에 따라 침해될 수 없는 기본권이다. 기초학력 보장과 나아가 학력 신장 그리고 학력 격차 해소는 공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다. 학생 인권을 강조하면서 정작 기초학력이라는 기본권을 저버리는 모순된 정책 기조를 대전환해야 한다.

먼저 교육부는 모든 초·중·고교생에 대한 국가 차원의 일관된 학력진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학습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해야 한다. 특히 취약계층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해소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국회는 현재 계류 중인 ‘기초학력보장법’을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성안해 제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을 세심히 교육할 수 있는 획기적인 교실 환경 개선이다.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 코로나19보다는 이념에 갇혀 학력 저하에 눈감아 온 그 안일함을 뼈저리게 탓해야 한다.

하윤수(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전 부산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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