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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환기만 잘해도 코로나 위험 확 낮아져

배상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코로나19 발생의 주된 원인은 비말이나 접촉 감염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은 환기가 안 되고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공기 전파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연구센터(CDC)도 공기 확산에 의한 감염을 인정하고 있다. 비말 감염은 호흡이나 기침 시 발생하는 직경 5㎛ 이상의 입자에 의한 감염을 의미하는데 비말은 낙하속도가 초당 30~60㎝로 확산 범위가 1~2m에 국한돼 적정한 거리두기로 예방할 수 있다. 반면 공기 감염은 낙하속도가 초당 0.06~1.5㎝에 불과한 5㎛ 미만의 에어로졸에 의한 감염으로, 공기 중 장시간 부유한 상태로 멀리까지 확산될 수 있다.

현대인은 실내 공간에서 하루의 80~90% 이상을 생활하고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공기 확산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공식화됨에 따라 이제 바이러스 확산 방지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건물의 환기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됐다. 건물에서 환기는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맑은 공기로 바꿔 주는 것으로, 창문을 열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신선한 공기를 유입하는 자연환기와 환기 설비를 통한 기계환기로 구분된다.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휘발성유기화합물과 폼알데하이드, 라돈 등 오염물질 제거를 위해 공동주택, 다중이용시설 등에 환기 설비 설치를 의무화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카페, 식당, 콜센터, 헬스클럽 등에 대한 심층 공기역학조사를 통해 파악된 공통적인 문제점은 다수의 재실자로부터 바이러스가 다량 배출됐다는 것과 환기 설비가 없거나 환기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실내 활동량 및 호흡량이 큰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보다 자주, 길게 환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환기 설비가 없는 시설에서는 자연환기로도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연환기를 통해 충분한 환기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환기 방법이 중요하며, 맞통풍이 일어나도록 창문이나 출입문을 개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의하면 1시간마다 10분 정도의 자연환기로 시간당 약 3회의 환기 횟수가 나타났고, 감염 위험도를 30~40%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는 외부 풍속이 있을 때 1시간마다 10분간의 환기로 시간당 12회의 환기량을 확보할 수 있고, 이때 감염 위험성은 10분의 1로 줄어든다고 보고했다. 우리나라에서 병실 환기량을 시간당 2회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환기만으로도 병실 이상의 건강한 환경 조성이 가능하다.

이런 배경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질병관리청의 환기 가이드라인, 서울시의 환기 캠페인은 매우 과학적이고 바람직한 접근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백신 예방접종의 효과가 90% 내외로 알려져 있는데 올바르고 충분한 환기는 백신 예방접종, 마스크 착용과 더불어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감염 확산 방지 대책일 것이다.

배상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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