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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윤석열 X-파일

손병호 논설위원


‘X-파일’은 1993년 미국 폭스사가 제작한 드라마다. X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사건 파일명인데 외계인이나 초자연적인 현상과 관련된 비밀 자료를 모아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수입돼 1994년 KBS에서 ‘FBI 비록(秘錄) X-파일’이란 제목으로 방영돼 히트를 쳤었다. 이처럼 X-파일이란 말은 뭔가 비밀리에 모아뒀거나 외부에 알려지면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민감한 자료를 일컫는 말로 쓰이곤 한다.

국내에선 2005년 1월에 ‘연예계 X-파일’ 사건 때문에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적이 있다. 광고회사 제일기획이 갖고 있던 연예인 99명에 대한 사생활 정보가 시중에 노출돼 연예계가 발칵 뒤집힌 일이다. 같은 해 7월에는 ‘삼성 X-파일’ 사건이 터져 삼성그룹과 국가정보원이 곤욕을 치렀다.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가 삼성 고위 간부와 언론사 회장이 나눈 대화를 도청해 작성한 파일로 정경 유착과 뇌물 로비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올해는 또 다른 X-파일이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5일 “윤석열(전 검찰총장)의 수많은 사건에 대한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 대통령이 적당히 되는 게 아니다. 하나씩 제가 자료를 체크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부터다. 실제 민주당은 윤 전 총장 및 주변 인물과 관련된 각종 의혹 자료를 수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측은 16일 이 X-파일에 대해 “전혀 거리낄 게 없다. 공격을 해도 본인은 떳떳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 측이 말은 그렇게 하지만 대선주자 검증이라는 게 여간 혹독한 과정이 아니어서 끝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제갈량이 유비에게 준 비단 주머니 속 계책에 빗대 “윤 전 총장이 입당하면 부인과 장모에 대한 공격이 들어올 때 비단 주머니 3개를 드리겠다”고 했는데, 이번 대선에서 어쩌면 비단 주머니와 X-파일 간 대결이 가장 관심을 끌지 않을까 싶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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