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한마당

[한마당] 공군 법무실의 공수처 도피?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공군본부 법무실장은 법무병과의 최고 책임자로 군검찰을 지휘한다. 공군참모총장의 법률 보좌를 맡은 법무참모다. 현재 법무실장은 전익수 준장이다. 법무실장 계급은 통상 대령인데, 대령이던 전 실장이 지난해 12월 준장으로 진급했다. 공군 법무관 출신이 장군으로 진급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당시 전 실장 누나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로 추천한 전현정 변호사인 것으로 확인돼 화제가 됐다. 전 변호사 남편은 김재형 대법관. 전 실장은 추 전 장관의 한양대 법대 동문이기도 하다. 인맥이 그럴싸하다.

개인사가 화려한 전 실장이 6개월 만에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으니 인간사 알다가도 모르겠다.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 전 실장은 20비행단 군검찰 수사를 제대로 지휘하지 않아 부실 수사 책임자로 지목됐다. 법무실 소속 고등검찰부장(중령)과 보통검찰부장(소령)도 내사받고 있다. 그런데 전 실장이 공수처법 위반을 주장하며 공수처로 이첩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여론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수사라며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고등검찰부장과 보통검찰부장도 공수처 이첩을 요청했다. 물론 장성급 장교는 공수처 수사 대상이다. 공동정범·종범에 해당하는 자도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첩 주장은 군 수사의 총책임자와 간부들이 소속 조직의 수사를 못 믿겠다고 하는 것이어서 황당하다. 지난 2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연루된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공수처 이첩을 요구한 것과 판박이다. 전국 최대 검찰청의 수장마저 자신이 속한 검찰을 믿지 못하겠다고 했으니 말이다. 올해 갓 출범한 공수처가 만만한가 보다. 베테랑 검사가 없으니 상대하기 쉽다는 판단을 했음직하다. 도피처로 생각하는 듯하다. 지난 18일 전 실장 사건을 통보받은 공수처는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다. 공수처가 직접 수사에 나서면 사건이 쪼개져 검찰단 수사를 오히려 방해할 수 있다. 계속 수사토록 회신하는 게 맞는다. 도피처란 오명은 씻어내야 하지 않겠는가.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