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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K컬처의 새로운 콘텐츠 ‘한복’

이철우 경북도지사


한때 전통 한복의 느낌과 현대적 기능을 살린 생활 한복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한복의 재발견’ ‘한복의 복권’이라고 할 정도로 반향이 컸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한복은 여전히 우리 문화이자 정체성을 상징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다양한 한복과 갓 등을 선보여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한복을 차용해 만든 방탄소년단(BTS)의 의상은 한정판으로 출시돼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한복의 세계적 인지도는 높지 않다. 일상에서 소비되지 않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최근 한복을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억지가 공분을 사고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SNS에 이를 성토하는 글이 넘쳤고 한복에 대한 관심 또한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이미 밀레니얼세대에게는 고궁과 한옥마을 같은 유적지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일이 놀이이자 문화로 널리 소비되고 있다. 젊은 세대가 한복과 우리 문화를 찾고 지키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정부에서도 한복 교복 입기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어 한복 사랑은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복산업과 한복 문화 진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경북도에 큰 힘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경북도에는 길쌈과 의복에 관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전승되고 있다. 민요 ‘베틀가’와 ‘비단타령’에서도 그 일면을 찾아볼 수 있고, 1920년대 신문에 안동포를 옷감으로 즐겨 사용했다는 기사도 발견할 수 있다. 과거 상주 함창에는 전국 최대 규모로 명주를 사고파는 명주전이 있었다. 지금도 누에를 치고, 비단을 짜고, 풍잠기원제를 지내고 있다. 2018년 경북도와 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가 손잡고 ‘한복인문학사전’을 발간한 것도 이런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한복인문학사전은 한복에 대한 인문학적 해석을 시도한 최초의 결과물로 평가받았다.

지난 4월 17일에는 상주시 함창읍에 ‘한국한복진흥원’을 개원했다. 한복전수학교, 융복합산업관, 전시홍보관 등을 갖춰 한복에 대한 체계적 연구와 산업화·세계화를 종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경북도의 유구한 한복의 전통을 계승함은 물론 안동 삼베, 상주 명주, 영주 인견, 영천 천연 염색의 전통섬유산업벨트를 조성할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앞으로 경북도는 한국한복진흥원을 중심으로 한복산업을 육성하고 전통문화·한류체험 등의 관광 활성화로 연결해 갈 것이다.

옷은 엄청난 돈이 오가는 전 지구적 산업이다. 한복이 패션산업의 한 축이 되고 세계인이 입는 옷이 될 수는 없을까? 전통은 전통 그대로의 보존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한복의 아름다움과 양복의 장점을 살리는 창조적 계승도 필요하다. 품격이 있으면서도 아름답고, 일상에서 부담스럽지 않고 편하게 입을 수 있을 때 한복이 진정한 K컬처의 새로운 콘텐츠로 설 수 있을 것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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