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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홍콩 보안법 1년

천지우 논설위원


중국 본토와 달리 홍콩이 누리던 자유는 이 법이 나온 뒤 거의 사라졌다. 홍콩에서 반중 시위가 지속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중국은 지난해 6월 30일 홍콩 국가보안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한마디로 사람들 입에 재갈을 물리는 법이다. 국가 분열 또는 전복을 꾀하거나, 테러를 벌이거나, 외국 세력과 결탁할 경우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여기서 국가 분열은 홍콩과 중국을 갈라놓는 행위를 뜻한다. 중국 정부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것도 범죄다. 정치적 요구를 현수막에 써서 걸거나 구호로 외칠 수도 없다. 보안법 위반 이력이 있으면 공직 출마가 불가하다. 홍콩 행정장관은 보안법 관련 재판의 재판관을 직접 지명할 수 있고, 일부 재판은 비공개로 할 수 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보안법 시행 1년 동안 홍콩에선 법 위반자를 밀고하는 채널에 10만건의 신고가 쇄도했고, 민주진영 운동가와 언론인 등 100여명이 체포됐다. 홍콩 정부는 익명 신고 채널을 만들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밀고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정부를 지지하고 보안법에 찬성하는 홍콩인도 많아서 밀고가 속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증오 속에 이웃을 밀고하고, 누군가는 이런 감시와 처벌이 두려워 침묵하는 모습은 분명 바람직하지 않다.

홍콩의 친중파 일각에서도 “많은 지식인들이 박해받았던 문화대혁명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한다. 홍콩의 반중 매체 빈과일보는 폐간을 결정했다. 홍콩에 대한 제재를 외국에 요청하는 기사를 내보내 보안법을 위반(외국 세력과 결탁)했다며 당국이 회사 간부들을 체포하고 자산을 동결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홍콩 보안법 시행이 중국의 권리이며, 이 법으로 인해 홍콩이 안정됐다고 주장한다. 보안법을 비롯한 중국의 홍콩 통제 강화는 국제사회가 비난하고 있지만, 중국 본토에선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 또 엄혹해진 홍콩 시민사회·언론 환경과는 딴판으로 홍콩 금융시장은 본토 자금 유입 덕분에 호조세라고 한다.

천지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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