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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스필버그와 넷플릭스


2017년 6월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가 극장이 아닌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되자 영화계가 발칵 뒤집혔다. 봉 감독은 넷플릭스와 극장의 동시 개봉을 원했지만,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스크린의 90%를 차지하는 멀티플렉스가 강력 반발했다. 넷플릭스 개봉은 영화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로 여겨졌다. 수난은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됐지만 시사회 도중 상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은 영화는 영화제에 초청될 자격이 없다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넷플릭스는 옥자의 제작비 5000만 달러(약 566억원)를 지원하면서 시나리오 한 줄도 수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내 제작 환경에선 어림없는 일이다. 봉 감독이 넷플릭스를 선택한 이유다. 2021년 비대면 시대, 한껏 높아진 넷플릭스의 위상을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반발했을까 싶지만 불과 4년 전 일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얘기를 해보자. ‘ET’ ‘인디아나 존스’ ‘쥬라기 공원’ 등을 만든 그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겸 제작자다. “넷플릭스 영화는 아카데미상(영화)이 아니라 에미상(TV)을 받아야 한다”고 할 정도로 넷플릭스에 반감을 품고 있던 인물이기도 하다. 스트리밍 업계의 미래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그랬던 스필버그마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에 올라탔다. 넷플릭스 전용 영화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가 설립한 영화 스튜디오 앰블린 파트너스가 지난 21일 넷플릭스와 장편 영화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일부는 스필버그가 직접 연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놀라운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집에서 영화를 보는 데 익숙해진 사람들은 코로나19가 끝난 후 얼마나 극장으로 돌아갈까. 극장에서 팝콘 먹으며 영화 보는 일이 자칫 추억이 되어 버리진 않을까. 동네 서점이 없어지듯 극장이 사라지는 시대가 오지는 않을까. 이른 걱정이 앞서는 요즘이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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