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경선 예정대로”… 이재명 독주 ‘탄력’

최고위 찬반 갈리자 송영길 ‘결단’
내달 예비경선… 9월 초 후보 선출
반이재명 연대 “수용” 확전 자제
민주당 주류 개편 신호탄 해석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대선후보 경선 일정을 논의하는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민주당은 경선 일정을 연기하지 않고 현행 규정대로 진행키로 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현행 당헌에 따라 9월 초에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경선 일정을 확정했다. 당내 대권 주자들이 경선 연기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상황에서 “연기 불가”를 고수해온 이재명 경기지사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당내 지지율 1위인 이 지사가 굳건한 영향력을 입증한 만큼 당분간 이 지사의 독주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5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원칙대로 9월 우리 당의 대선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고위원들의 찬반 의견이 끝까지 팽팽히 맞서자 결국 송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결정권을 위임받아 최종 결단을 내렸다.

이로써 민주당 경선 시간표도 윤곽이 드러났다. 다음 주 초 예비후보 등록을 받고, 7월 예비경선(컷오프)을 거친다. 본경선은 9월 5일까지 마무리하되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9월 10일까지 결선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이해찬 전 대표 등을 거론하며 이번 결정이 당 고문들의 뜻이라는 점을 힘줘 말했다. 그는 경선 일정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현행 당헌·당규를 통과시킨 주역인 이해찬 전 대표도 ‘원칙대로 가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선 연기 불가 결정이 나오자 반(反)이재명 연대(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이광재 의원)의 한 축인 이 전 대표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캠프 대변인을 맡은 오영훈 의원은 “다수 의원의 의견을 무시한 지도부의 독단적 결정”이라며 노골적인 반감을 표출했다.

하지만 이광재 의원과 정세균 전 총리가 “지도부 결정을 수용한다”는 뜻을 차례로 밝히면서 이 전 대표 측 분위기도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결국 이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직접 “결정을 수용한다”는 글을 올리며 반이재명 연대의 뜻이 확전 자제로 모였다.

그동안 이재명측과 반이재명 연대는 한 달 넘게 경선 연기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표면적으론 경선 연기가 대선 승리에 유리한지에 대한 논의였지만, 이면에는 경선을 앞둔 후보들 간 파워게임이 내재돼 있었다.

결국 9월 대선후보 선출 일정이 확정되면서 이 지사는 지지율 방어 부담을 덜게 됐다. 선출 시기가 10~11월로 미뤄졌다면 당내 선두주자는 그만큼 더 후발주자의 지지율 추격을 견뎌내야 한다. 또 경선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네거티브 공세로부터도 한층 자유로워졌다. 경선 이후 대선주자 간의 균열을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이재명계 의원은 “대선후보를 일찌감치 확정한 뒤 원팀으로 대선에 임하는 것이 정권 재창출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주류 개편의 신호탄을 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상대적으로 친문(친문재인) 정통성을 강조해왔던 반이재명계가 비주류인 이재명계와의 힘 싸움에서 밀리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친문 강성 지지자들은 이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 “송영길 대표는 사퇴하라” “이재명은 절대 뽑지 않겠다”는 글을 올리며 반발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