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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최저임금 결정의 바람직한 방안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올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임금결정을 두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노사공 위원들의 심의가 시작된다. 사실 법적으로 정해진 절차를 밟았다면 지난 두 달여간 열심히 심의를 해서 이번 주에 끝나야 하는데 끝내야 할 시점부터 본격적인 심의를 하니 올해도 법정 시한을 지난 7월 중에야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왜 이렇게 불성실한 위원회가 되었는지 깊은 성찰과 더불어 특단의 개선방안이 나와야 한다. 이미 최근 몇 년 동안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위원회는 물론 정부와 국회가 사회적 대화를 여러 차례 진행해 왔지만 제도를 고치는 데는 실패했다.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 국회에서 결정해야 한다, 법으로 산출 공식을 만들어 위촉된 전문가들이 거의 자동적으로 인상률을 결정하는 게 맞는다는 등 대안들이 어느 하나도 제대로 고려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위원회 무용론까지 나온다.

무엇보다도 최저임금위원회가 심의를 하는 기구인지 교섭을 하는 기구인지가 혼선을 빚고 있다. 생계비, 물가, 성장률, 생산성 등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다른 나라들도 반영하는 보편적 지표들을 가지고 심의를 하는 게 맞는다면 정부나 정부가 위촉한 공익위원들이 주도하는 심의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반면에 낮은 노조조직률에다 낮은 임금협약 적용률을 생각한다면 노조가 없거나 사용자가 교섭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사업장들이 많아 이들을 대상으로 임금 인상률을 강제하는 최저임금 제도가 필요하면 이 경우에 최저임금위원회는 심의가 아니라 전국적인 임금교섭을 수행하는 기능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심의기구인지 교섭기구인지 그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 최저임금 제도를 개선하는 데 제일 중요하다. 심의기구이면 법정 시한 내에 객관적 경제사회 지표 중심으로 정부와 공익위원들이 주도해서 결정하는 것이고 교섭기구라면 법정 시한을 넘기더라도 노사의 공방과 타협을 존중하는 절차를 보장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최저임금위원회가 최근 들어서 사실상 교섭 기구 같은 모양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정치권이 최저임금 시급 만원을 주창하면서 만원을 둘러싼 사회적 교섭이 최저임금위원회의 숙명이 되었다.

그러나 이 사회적 교섭 절차 역시 누가 봐도 객관성과 안정성이 위협받는 위태로운 형국이다. 한 정부 내에서 16.4%로 인상되었다가 다시 2.9%만 인상되는 현격한 격차를 보면서 효과적 교섭으로 또는 협상으로 이해하고 이 제도를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른 나라와의 비교를 위해 흔히 사용하는 중간 수준의 임금을 뜻하는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도 이미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당연히 지불 능력이 못 미치는 자영업자나 영세기업들은 높아진 최저임금 수준을 못 따라오고 있다. 따라올 수 있는 대기업들이나 공공부문 종사자들만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준다면 노동시장 격차를 넘어서 국민경제의 이중구조를 더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지고지순한 최저임금 결정방식과 수준을 찾기는 쉽지 않다. 각각의 주장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일차적으로는 노사의 역량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최저임금 결정은 이제 객관적 지표들을 중심으로 합리적 결정을 하는 심의 기능을 중심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노사의 협상 역할도 여기에 추가되어야 하지만 전제되는 조건을 강화해야 한다. 국민경제의 통합을 위한 의견을 조언하는 정도만 내는 것이 맞다. 노사가 주역이 되어 생계비 보장과 영세 업체 생존을 위한 논쟁을 벌이는 것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나 국민경제자문위원회에서 사회보장과 조세지원까지 포함해서 광폭으로 진행돼야 한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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