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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수척해진 김정은

천지우 논설위원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수척하신 모습을 볼 때 인민들은 제일 가슴 아팠다. 모든 사람들이 다 눈물이 저절로 나온다고 한다.”

북한의 한 주민이 최근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 실황을 본 뒤 조선중앙TV 인터뷰에서 밝힌 소감이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살이 너무 빠져서 주민들이 마음 아파한다는 얘기를 왜 보도했을까.

아마도 김 위원장의 부쩍 야윈 외양을 두고 북한 안팎에서 제기된 건강 이상설을 부인하는 차원에서 그랬을 것이다. 최고지도자의 몸이 축난 게 아파서가 아니라 국난 극복에 전심전력을 다하느라 그런 것이라는 메시지를 관영 매체가 내보냈다는 뜻이다.

이달 초 노동당 회의에 나온 김 위원장 사진을 보면 볼과 턱살이 눈에 띄게 빠지고 몸집 자체도 작아진 모습이다. 특히 손목시계의 줄을 예전보다 바짝 죄어 착용한 장면이 포착됐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이뤄진 이 변화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왔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한 것이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가만히 있는데 체중이 급감했다면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확실해진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0일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주시하고 있지만 건강 이상 등에 대해 말씀드릴 사안은 없다”고 답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1월 국정감사에서 김 위원장 몸무게에 대해 “2012년 집권 당시 90㎏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40㎏ 정도”라며 “지난 8년간 매년 평균 6~7㎏씩 늘었다”고 밝혔다.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닮으려고 일부러 살을 찌웠다는 분석도 있고, 스트레스성 폭식과 폭음으로 살이 쪘다는 얘기도 있다. 김 위원장은 고도비만인데다 담배를 많이 피우고 심근경색 가족력까지 있어 특히 심혈관 질환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후계 구도가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쓰러진다면 북한의 권력 구도는 물론 체제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의 몸무게 추이는 단순한 가십거리 이상이다. 한·미·일 정보당국이 늘 주시하고 있다.

천지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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