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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사용료 내라’ 판결 후폭풍… 넷플릭스, 한국 요금 올릴까

법원 “국내에 사용료 내야” 판결
디즈니+ 등 국내 론칭 앞둔 업체
망사용료 더해 비용 책정 가능성

SK브로드밴드 측 변호인인 강신섭 변호사가 25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법원은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망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연합뉴스

법원이 넷플릭스가 국내 통신사업자에 망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경우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판결 이후 넷플릭스와 다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쪽이 테이블에 앉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측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경우 1~2년간 법정 공방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 등은 협상을 통해 논의할 문제”라며서 “현재로선 언제 협상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판사 김형석)는 넷플릭스와 넷플릭스 한국법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망사용료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 달라는 부분은 기각했다. 넷플릭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망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인터넷망에 접속하거나 적어도 망 연결 상태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役務)를 받는 것에 대가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신용카드사가 소비자에게 연회비를 받고 가맹점에 수수료를 받는 등 양 당사자로부터 대가를 수령하는 다면적 법률관계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브로드밴드가 망사용료를 사용자와 넷플릭스 양쪽에서 받는 건 이중과금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협상 의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 달라는 부분은 각하됐다. 재판부는 “넷플릭스 서비스로 인한 인터넷 트래픽 관련 대가 지급이나 비용 분담을 둘러싼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상태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넷플릭스는 “법원의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공동의 고객을 위해 SK브로드밴드와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넷플릭스는 국내 전체 트래픽에서 4.8%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1.8%) 카카오(1.4%)보다 많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약 700억원, 카카오는 300억원 수준의 망사용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보다 트래픽을 더 차지하는 넷플릭스는 더 많은 망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논리로 협상에 나설 수 있는 셈이다. 이번 판결로 KT,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업자도 넷플릭스에 망사용료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IT 기업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해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이번 판결을 계기로 동등한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비용부담이 늘어날 경우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10월 미국, 일본 등에서 요금을 인상했지만 한국은 인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명분도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4월부터 ‘30일 무료체험’ 프로모션을 종료했다. 2016년 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지 5년 만이다. 계정공유도 함께 사는 가족 외에는 안 되도록 하는 등 가격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다.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하반기 국내 서비스 론칭을 앞둔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등도 망사용료 등 비용을 고려해 서비스 비용을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 판결을 지렛대로 가격을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요금을 올리면 비용 부담을 사용자에게 전가시킨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섣불리 움직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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