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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동명이견’ 토리

한승주 논설위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다. 내년 대선 출마 공식 선언에 맞춰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그는 자기소개에 “그 석열이 ‘형’ 맞습니다. 국민 모두 ‘흥’이 날 때까지”라고 적었다. 눈에 띈 건 프로필 사진이다. 윤 전 총장이 흰 진돗개 한 마리를 안고 있다. 반려견의 이름은 ‘토리’. 그는 자신에 대해서 애처가, 국민 마당쇠, 토리아빠 등으로 적었다.

윤 전 총장과 토리의 인연은 10년째다. 2012년 유기견 보호단체에서 토리를 입양했다. 중간에 토리가 교통사고를 당해 안락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토리를 여러 차례 수술받게 해 지금까지 키우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지난해 12월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은 후 토리와 함께 서울 서초구 자택 주변을 산책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새삼 그의 반려견에 주목하게 된 것은 이름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토리라는 반려견이 있다. 문 대통령은 현재 청와대에서 풍산개 마루와 곰이, 고양이 찡찡이와 검은색 믹스견(잡종) 토리를 키우고 있다. 토리는 폐가에 묶여 있다가 한 동물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식용으로 도살되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토리는 검은 개를 싫어하는 블랙독 증후군 때문에 입양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편견과 차별에서 자유로울 권리는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있다는 철학과 소신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며 당선되면 토리를 입양하겠다고 약속했다. 토리는 2017년 세계 최초 유기견 출신 ‘퍼스트독’이 됐다. 문 대통령은 입양 후 “토리가 왼쪽 뒷다리 관절이 좋지 않은데도 관저 잔디마당을 뛰어다니고 쓰다듬어 주면 배를 드러내고 눕는다”고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두 마리 토리 중 한 마리는 청와대에서 살고 있다. 다른 한 마리는 여론조사 1위 대선 후보의 반려견이다. ‘동명이견’의 우연이다. 야권 유력 대선 후보가 페이스북 첫 프로필 사진으로 토리를 선택한 것은 이런 바람도 있었던 건 아닐까.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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