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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에서] 지령 1만호, 종교국장의 레터

정진영 대기자 겸 종교국장


국민일보가 지난 24일자로 지령 1만호를 맞았습니다. 지령 1만호는 국민일보가 1988년 12월 10일 창간된 이후 32년6개월여 만에 맞는 경사입니다. 흔히 한 세대의 주기를 30년 안팎으로 본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일보는 당당히 한국 언론사의 한 세대를 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밥벌이를 하며 혼자 살아갈 나이가 된 셈입니다. 국민일보의 오늘이 있기까지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의 눈물겨운 기도와 후원, 헌신이 있었음은 불문가지입니다.

창간 몇 달 전 입사한 저는 신문 발행 직전인 88년 늦가을, 임시 사옥이던 서울 광화문 씨티은행 건물 내 편집국을 찾아 국민일보의 비전을 역설하던 조용기 목사님의 열정을 기억합니다. 단어 하나하나를 그대로 떠올릴 수 없지만 말씀 요지는 대략 이랬습니다. “나는 많은 사람의 걱정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를 위해 국민일보를 만들었다. 명예와 돈을 위해서가 아니다. 앞으로 국민일보가 잘되면 그 결실은 전부 여러분의 것이다. 여러분뿐 아니라 여러분 자식들까지 국민일보에 입사할 수 있도록 좋은 신문을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50대 초반 조 목사님의 까랑까랑했던 당부가 오늘날 국민일보 성장과 발전의 원천이었습니다.

이렇듯 국민일보 탄생은 한국교회와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그 함의는 사시와 창간 목적에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사랑 진실 인간’의 사시를 바탕으로 한 창간 목적은 ‘성경을 통해 사회 모든 분야를 재조명해 기독교 세계관의 가치를 구현하는 한편 한국교회를 대변하고 민족 복음화와 세계 선교를 위한 미디어 선교의 역할을 감당한다’로 요약됩니다. 이 같은 사명을 구현하기 위해 국민일보는 종합일간지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독교 관련 지면을 고정적으로 발행합니다. ‘미션라이프’라 명명된 지면에는 한국교회와 연합기관, 교단, 목회자, 평신도들의 다양한 소식은 물론 예배 설교, 가정예배, 칼럼, 해외교회 움직임 등을 담습니다.

미션라이프에 대한 관심과 기대 못지않게 질책과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미션면 제작을 책임지는 종교국장으로서 파악한 바 크게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특정 교회와 목회자가 너무 자주 지면에 등장한다, 교계 이슈와 현안에 대해 날카로운 기사를 통해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리지 않는다, 이념 또는 신앙이 극단적으로 편향된 관점을 드러내는 인사나 외부 기고 등이 게재되는 경우가 있다, 광고성 기획이 많고 저급한 내용의 광고가 간혹 실린다’ 등입니다. 독자 관점에서 보면 이런 지적들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틀렸다고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미션라이프 제작 과정에서 마주치는 현실적 고민이 깊다는 점을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예컨대 미션라이프는 창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이단이나 기독신앙의 본질을 훼손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정 사안에 대해 정죄하지 않았습니다. 뉴스를 전하지만 기자 사회의 은어인 이른바 ‘조지는’ 기사를 쓰지 않고 가능한 한 따뜻하고 아름다운 소식을 많이 알리려고 애썼습니다. 큰 교회 유명 목회자의 경우 이들이 교단과 교계의 뉴스메이커이기 때문에 자주 기사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기사와 광고의 엄격한 경계 구분에 대해선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찰하겠습니다. 보수신앙의 건강성을 유지하면서 진보의 논쟁적 입장을 적절히 반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지혜를 더 모을 생각입니다.

미션라이프는 지령 1만호를 자축의 시간으로만 삼지 않겠습니다. 자성의 계기로 여겨 명실상부 한국교회를 대변하고 있는지 돌아보며 지령 2만호, 3만호를 향해 나아가려 합니다. 여전히 부족한 미션라이프에 한국교회 목회자, 성도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와 아울러 매서운 질정을 기다리겠습니다.

정진영 대기자 겸 종교국장 jy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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