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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에 더 강해진 e스포츠… AI와 만나면 급속 발전할 것”

코로나 시대 e스포츠 생존법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 30일 열린 ‘e스포츠 언택트 시대 생존법’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훈 LCK 사무총장, 이민호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총괄,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이정현 아나운서, 채정원 아프리카TV e스포츠&게임콘텐츠사업부문장, 이도경 이상헌의원실 정책비서관. 권현구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e스포츠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질병 대유행 시대에도 무사히 결승선을 통과한 e스포츠 대회의 기술적·운영적 성과가 미래를 구상하는 데 있어서 값진 토양이 될 것이고, 특히 e스포츠가 AI(인공지능) 등과 접목해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왔다.

국민일보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e스포츠협회가 후원하는 ‘2021 e스포츠 포럼’이 30일 오후 국민일보 사옥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2회째를 맞은 이번 e스포츠 포럼은 ‘e스포츠 언택트 시대 생존법’이란 주제로 열렸다. 전례 없는 팬데믹으로 대부분 프로 스포츠가 파행을 면치 못한 상황에서 e스포츠의 특장점을 살려 큰 탈 없이 완주에 성공한 ‘리그오브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대회들의 기술적 노하우가 이번 포럼에서 공유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민호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총괄은 코로나19 시대 이후 e스포츠 대회는 다양한 IT 기술을 접목한 새 양상을 경험하게 될 거라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시대에 e스포츠의 위상을 올려준 게 온라인 중계 시스템이다. 보통 중계방송이라고 하면 거대한 중계 차량이 동원되고 카메라가 다수 설치되는 것을 생각하는데, e스포츠에서의 온라인 중계는 선수들뿐 아니라 PD나 제작자도 집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놀라운 환경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 총괄은 온라인 중계 기술이 발전하면 대륙을 넘어 전 지구적으로 자유로운 대회 개최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 안에서 시청자가 더 재미있게 온라인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e스포츠 대회가 일반 스포츠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시각 효과들을 쉽게 해낼 수 있다고도 했다. 온라인 시합을 치르는 특수성으로 인해 다양한 IT 기술들을 보다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거다. 그는 딥러닝 기반 AI 기술로 승률을 예측한다든지 AR·VR 기술을 IP(지식재산권)와 결합해 보는 재미를 끌어 올리는 기술이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e스포츠 대회에 도입될 것이라 전망했다.

다음 발표자로 나선 이정훈 LCK사무총장은 e스포츠와 기성 스포츠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비접촉성, 의존성, 변동성, 자동 저장성 등을 들며 특수한 환경 속에서 발전하고 있는 e스포츠 대회의 기술 사례들을 소개했다. 이 사무총장은 “e스포츠 대회는 게임으로 대회를 치르기 때문에 특수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와중에 대회를 여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e스포츠는 결국 극복했다. 비대면으로 선수들이 숙소에서 대회를 치렀고, 지난해엔 국가 간 네트워크 환경을 동기화하는 고도의 기술로 대회를 무사히 마쳤다”고 전했다.

이 사무총장은 e스포츠 경기 진행 중 버그 등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크로노 브레이크’를 소개했다. 문제 발생 이전의 상태로 게임 시간을 되돌리는 기술로, 프로 스포츠에서 흔히 발생하는 오심 같은 문제를 원천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사무총장은 “경기 진행 중 선수가 의도하지 않은 버그가 발생해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면 문제가 발생하기 전 상황으로 되돌려서 버그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대회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중국과의 e스포츠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자본의 차이는 중국의 거대한 투자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하지만 선수들의 기량과 육성하는 체계는 여전히 우리가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크리스탈볼(crystal ball)이라는 표현을 저흰 쓰는데,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여전히 세계가 우리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실무자로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발표 후 진행한 자유 토론에서 채정원 아프리카TV e스포츠&게임콘텐츠사업 부문장은 팬들 중심의 콘텐츠 문화가 더욱 발전할 거라 내다봤다. 그는 “기본적으로 팬들은 사람들과 함께 모여 즐기고 싶어하는 니즈가 있다. 근래 온라인에 모여 경기를 함께 보고 얘기하며 즐기는 문화가 조성되고 있다. 선수가 거기에 직접 접속해 소통하기도 하는데, 이런 문화가 앞으로 더 발전할 거라 본다”고 말했다. 또 “저희는 LoL, 배틀그라운드 대회 팀을 모두 운영하고 있는데, 방향이 우상향이고 저변도 훨씬 넓어졌기 때문에 함께 노력하면 결실을 맺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은 “e스포츠는 선수의 임대 이적과 같은 리그 운영에 대한 약속들이 전통 프로 스포츠에 비해 취약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약속이 제대로 정립될 필요가 있지만 아직 그런 걸 주도해나갈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e스포츠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지속 성장성도 꾀하려면 각 리그 경쟁력을 보호할 그런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도경 정책비서관(이상헌 의원실)은 최소한의 규제 속에서 최대한의 진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팔길이 원칙’이 있다. 팔 끝에 닿을 듯 말 듯한 위치에서 지원한다는 거다. e스포츠에 대한 정책은 이렇게 해야 한다. 법 만능주의에 빠지면 e스포츠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망가진다”고 말했다.

또 “팀 운영에 대한 어려움이 근래 화두다. 다른 프로 스포츠 종목에서 차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본다. 일례로 e스포츠를 포함한 콘텐츠 산업에서 조세 혜택을 주는 법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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