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아버지·어머니’는 아이의 권리… 욕구 충족을 위해 빼앗을 것인가

건강 가정 개념의 파괴를 막아라 <6> 비혼 출산의 문제점 (3·끝)

미국 보건복지부가 2010년 발표한 ‘아동학대 및 방치에 관한 제4차 국가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한 이성애자 부부 가정에서 자란 아이보다 동거 연인 혹은 모친과 그의 이성 친구로 이뤄진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각각 4배에서 11배까지 학대를 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이미지화한 그림. 유튜브 뎀비포어스 채널 영상 캡처

지난 회차에서 소개한 배리, 토니, 스콧, 브렌트, 사프란의 이야기가 말해주듯 아이의 권리를 성인의 욕구로 대체하면 아이에게 가족의 토대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아이에게 어머니나 아버지가 없는 삶을 살아가도록 선고하는 일일 뿐이다.

‘사랑이 가정을 만든다’는 생각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보장하기는커녕 어른들이 사랑에 빠져들었다가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아이의 인생에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아이의 권리를 빼앗고, 아이를 그저 돈과 방법만 있다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물건’으로 간주하는 ‘아이 시장’을 만들 뿐이다. 지구 반대편까지 가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바로 길 건너편에서 수십명의 이복형제나 자매를 만나게 되는 일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다. 나아가 어머니가 자매가 되고, 아버지가 할아버지가 되는 영화 시나리오 같은 근친상간의 이야기가 펼쳐질 수도 있다.

성인들의 이기심으로 형성된 가족 관계 가운데 있는 아이들의 삶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아이의 권리를 박탈시키는 것은 진보적인 게 아니라 퇴보적이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따라서 활동가라 불리는 이들이나 미디어 혹은 정치·문화·사회적 쟁점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이런 현실을 반대로 이야기하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

요즘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는, 생식기술을 통한 출생으로 구성되는 소위 ‘현대식 가정’은 오늘날 일어나는 대부분 아이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피해는 아기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임신해 출산하거나 결혼하지 못하거나 결혼을 유지하지 못하는 이성애자들에게 돌아갈 뿐이다.

사회적으로나 공익적인 차원에서의 결혼은 성인의 애정 생활만을 위한 것이거나 ‘영혼의 동반자’를 찾는 것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결혼은 아이에게 타고난 천부인권을 부여할 두 사람을 연합시킨다는 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이 친화적’인 제도다. 통계학적으로도 두 부모는 자신들의 자녀를 가장 안전하게 그리고 가장 잘 보호할 존재다.

가족 구호 전문가들은 결혼한 어머니와 아버지의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10대 때의 임신, 범죄, 학업 실패, 약물 남용 등 정신적·감정적·신체적 건강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낮다는 데 동의한다. 부모가 이혼한 아이들은 그 부정적인 결과 때문에 괴로움을 겪을 가능성이 훨씬 크며 종종 이혼이라는 끊임없이 불안정한 상황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이는 아래와 같이 몇몇 아이들의 증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형제는 새로운 도시,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난 하루에 여러 번 구토하는 불안장애도 생겼다. 때론 숨도 쉴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울곤 했다. 아무도 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당시 난 유치원을 다녔는데 사람들은 나 때문에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행사를 제대로 망쳤다고 했다.”

“난 엄마와 항상 어려운 관계를 유지했지만 엄마가 없는 것보다 그런 엄마라도 있는 것이 더 나았다. 엄마가 날 떠난 후에도 난 엄마가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몇 달 동안이나 가졌다. 아빠는 우울증으로 이미 내게 마음의 문을 닫았다. 나는 이 상황을 감당할 수 없어서 가능한 한 자주 밖으로 나돌았다. 학교 선생님들도 날 힘들어했다. 결국 난 열여섯 살 때 임신을 하게 됐고 딸을 낳았다. 그 후 열일곱 살이 되던 해 결혼했다.”

“나는 학교와 교외 활동은 잘하고 있었지만 내 내면엔 분노와 의문,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끝내 버리고 싶은 느낌에 사로잡혀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끊임없이 극단적인 선택만을 생각했다. 고3 시절의 대부분은 상담을 받는 시간으로 보냈다. 건강이 안 좋아져 천식, 레이노병, 측두하악골증후군(TMJ Syndrome) 진단을 받았다. 부모님의 별거 전에는 이런 모든 질병이 없었다.”

아이는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를 필요로 한다. 부모님의 사랑을 갈망하고 매일 부모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권리가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었을 때 아이들이 받게 될 심적 고통을 덜어줄 유일한 방법은 모든 성인, 미혼자나 기혼자, 동성애자나 이성애자 모두가 아이의 인권을 지켜주는 것이다.

정자나 난자 기증, 스스로 선택한 비혼 출산, 동성결혼, 이혼 등 그 어떤 경우라도 소위 세상의 ‘진보적인’ 이념이나 개인적 욕구, 유명인의 SNS 게시글에 근거해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가 가진 천부인권, 부모 없이 자란 아이들이 겪는 고통스러운 실제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한 번 더 생각해보고 각자의 신념을 세우길 바란다.

정의로운 사회는 아이의 인권을 적극적으로 존중해주는 사회다. 개인적인 결정뿐 아니라 공공정책 모두 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어른들의 욕망이란 제단에 아이들을 올려놓고 희생을 강요하는 것일 뿐이다. 다양한 가족에 관한 차별 금지 정책을 제정한다고 해서 아이들의 건강한 양육이 저절로 보장될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길 바란다.

케이티 파우스트 (비영리 아동 인권 단체 뎀비포어스(Them Before Us) 설립자·작가)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신청하기

국내외 교계소식, 영성과 재미가 녹아 있는 영상에 칼럼까지 미션라이프에서 엄선한 콘텐츠를 전해드립니다.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