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시작도 못한 OPEC+ 감산 회의… “유가 폭발 필연적”

증산 합의 실패, 3년 만에 최고치… 브렌트유 2018년 후 첫 77달러 돌파

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주요 산유국의 생산협의체 ‘OPEC 플러스(OPEC+)’ 내에서 증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유가가 연일 오르고 있다. 다음 합의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으면서 북해 브렌트유뿐 아니라 미국 서부텍사스유 역시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이뤄졌던 OPEC+ 회의가 기약 없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이 참석하는 회의가 취소됐다”면서 “다음 회의 날짜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5월 OPEC+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에 대응해 당시 전 세계 생산량의 10%인 1000만 배럴을 감산하고, 2022년 4월까지 감산 규모를 회복하기로 한 결정을 수정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백신 접종 등으로 예상보다 경제 회복 시기가 앞당겨진 탓이다.

앞서 OPEC+는 지난 1일부터 정례회의를 시작했지만 증산안에 대해 별다른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회의를 이날 오후 3시로 미뤘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도 별다른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회의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가 취소된 가장 큰 원인은 감산 규모를 둘러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갈등으로 꼽힌다. UAE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제시한 8월부터 12월까지 매달 하루 40만 배럴 증산 및 내년 4월까지 감산 완화 합의기한 연장안을 반대하고 있다.

수하일 알 마즈루에이 UAE 에너지장관은 “지금의 산유량 쿼터로는 생산능력의 3분의 1밖에 가동하지 못한다. 카자흐스탄이나 아제르바이잔 등에 비하면 공정하지 못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몇몇 OPEC 관계자는 이달 중에는 아예 증산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AE는 팬데믹 기간 중 원유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OPEC+가 제안한 생산량이 너무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감산 완화시한 역시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OPEC 내에서 가장 신뢰하는 파트너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관계가 예멘에서 벌어진 군사적 갈등이 시작된 이후 급속히 멀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산 협의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유가는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1.3% 오른 77.16달러를 기록해 201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유(WTI) 역시 전일 대비 배럴당 1.6% 오른 76.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예상치 못한 유가 변수에 팬데믹 이후 회복기를 맞이한 각국은 긴장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악관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OPEC+ 협상이 팬데믹 이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회담 당사자는 아니지만 증산 협의가 진전될 수 있도록 타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양측을 압박했다.

유가 상승이 OPEC과 UAE 양측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관측도 있다. 제이슨 보르도프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장은 “경제 회복기를 맞은 시기 전 세계에서 지금 수준의 생산 규모가 유지되면 유가 ‘폭발’은 필연적”이라면서도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겨버리면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재로 소비사의 시선이 쏠리기 때문에 갈등은 계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