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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양육 받은 현지 학생… 인도네시아 선교사로 헌신

호성기 목사의 ‘디아스포라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 <12>

함춘환(오른쪽) 선교사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숨바 바후부 마을에서 33명에게 세례를 베풀고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제1호 디아스포라 선교사로 흩어져 오셨다. 33년 동안 흩어져 오신 땅에 사는 현지인들과 함께 사셨다. 그들 중에서 제자들을 택하시고 부르시고 양육하셨다. 그리고 저들에게 권세와 능력을 주시고 파송하셨다. 그들이 흩어져 가는 곳마다 제자가 계속 제자를 낳게 하셨다.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디아스포라로 흩어져 선교사로 조선 땅에 왔다. 대학교와 신학교를 세우고 현지인인 한국인을 전도하고 양육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세운 많은 학교와 사역의 주체가 현지인인 한국인이 주도하도록 다 넘겨 주었다. 제자가 제자를 낳게 하셨다.

세계전문인선교회(PGM)의 함춘환 김성혜 선교사 부부는 한국 대기업의 인도네시아 지사 주재원으로 자카르타에서 살았다. 현지 사업차 디아스포라로 흩어져온 대학교 선배가 건네주었던 설교 테이프를 들었다. 양날이 선 검보다도 더 예리한 하나님의 말씀이 그의 영혼과 골수를 찔러 회개하게 했다. 1996년 예수님을 주인으로 삼고 다시 태어나 새로운 피조물이 됐다. 함 선교사는 그 후의 삶을 이렇게 기록했다.

“거듭난 이후로 4년 6개월 동안 5명의 믿음의 형제·자매 여섯 가정이 함께 매일 저녁 교회당에 나가서 철야기도를 했다. 주인 되신 예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던 중 인도네시아 현지인 목사로부터 ‘말랑’ 지역에 있는 UKCW 대학교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섯 가정이 함께 기도한 후 받은 응답은 그 기독교 대학을 인수해 현지인 대학생을 섬기라는 것이었다. 교육도시인 ‘말랑’지역에는 종합대학교만 50개가 있다. 그 중에 48개 대학이 이슬람 대학이다. 오직 UKCW만이 기독교 대학이었다. 파산 위기에 처한 대학은 교수가 모두 떠났고 학생은 16명만 남은 상태였다.

여섯 가정이 전 재산을 드려 대학교를 인수했다. 그리고 첫해 240명 학생을 뽑아 전액 장학금을 주고 교육을 시작했다. 240명에서 850명의 학생으로 늘어났다. 그러다가 외환위기가 터졌다. 함께 섬기던 분들이 한국으로 귀국했다.

직장을 포기하고 아내와 함께 둘이서 이 대학교를 섬기기 시작했다. 전임 선교사가 됐다. 현재는 300여명의 현지인 학생을 섬기고 있다. 이 대학에서 제자훈련으로 양육 받은 학생들은 지금 나와 더불어 자신의 동족인 현지인을 섬기는 현지인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다. 마침내 이들이 은혜 받고 능력 받아 이 대학교를 책임지고 운영토록 양육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수천 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다. 그중 가장 가난하고 무지한 원주민이 사는 섬이 숨바섬이다. 매년 정기적으로 7차례 이 섬으로 단기선교팀을 파송한다.

한 번은 오륜교회 의료선교팀과 협력해 발리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숨바섬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국내선 비행기 예약이 중복돼 의료선교팀의 표가 다 취소됐다. 공항에서 모두 엎드려 기도했다. 항공사 직원이 비행기 한 대를 5만 달러에 전세 내면 바로 갈 수 있다고 했다.

나는 포기하려고 했다. 그러나 함께 기도하던 아내 김성혜 선교사가 ‘돈이 문제가 아니고 영혼을 살려야 한다’며 갖고 있던 모든 돈을 내놓았다. 부족분은 이리저리 급하게 빌려서 비행기 한 대를 전세 내서 들어갔다.

하나님이 기적을 이루셨다. 그동안 선교팀을 배척하던 원주민들이 치료받으며 복음을 받아들이고 그때부터 숨바섬에 교회가 세워지기 시작했다.

필라안디옥교회 청년 단기선교팀 10명도 숨바섬에 현지인 목회자를 지원해 교회를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토스트 가게를 하는 한 집사님의 헌신으로 250명이 사는 한 마을에 교회가 24번째로 세워졌다. 걸어서 7시간 이상 걸리는 섬의 구석구석 복음을 들고 다니며 전하고 있다. 그 결과 변화 받은 정령숭배자, 무슬림들이 그리스도인 선교사가 돼 숨바섬 곳곳에 교회를 세웠다.

지난 4월 초 숨바섬 일대를 강타한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엄청난 홍수피해가 났다. 마을의 길들이 산사태로 무너지고 19개 교회 중 6개 교회가 파손됐다. 동쪽 숨바의 2개 마을에서 100여채 집이 완파됐다. 옥수수밭도 폐허가 됐다.

파송 교회인 필라안디옥교회를 비롯한 협력교회와 미국과 한국에 있는 성도들이 긴급 재난구호 헌금을 신속하게 지원했다. 이제는 지역 현지인 원주민 성도들이 힘을 얻고 일어나 교회당도 하나씩 복구하고 있다.

PGM은 수도 자카르타에 한센병 환자들이 사는 마을도 섬긴다. 그중에서도 가난한 112개 가구를 선정해 환자를 돌본다. 그들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들은 훗날 그들의 형제, 자매, 가족을 섬기는 선교사로 일어날 것이다. 즉 인도네시아 선교의 궁극적 주체는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 될 것이다. 이것이 디아스포라를 통한, 디아스포라를 위한 디아스포라 선교, 즉 하나님의 선교다.

(미국 필라안디옥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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