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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하늘의 방패 미래전 성패 가른다

[커버스토리] ‘한국형 아이언돔’ 개발 시동

아이언돔에서 발사 된 요격미사일이 지난 5월 11일 이스라엘 남부도시 아슈켈론 상공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부터 날아온 로켓포를 요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5월 이스라엘의 대공요격방어망인 ‘아이언돔(Iron Dome)’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로켓포를 막아내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렸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한 영상에는 가자지구의 밤하늘에서 미사일이 로켓포를 쫓으며 함께 폭발하는 장면이 담겼다. 불꽃놀이처럼 화려한 장면에 전쟁의 참혹함보다 기술의 신기함을 느꼈다는 시청 소감이 줄을 이었다. 방산기술을 뽐낸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로켓 수천발 중 90% 이상을 아이언돔으로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이언돔은 도시 곳곳에 미사일 발사차량을 배치해 무작위로 날아드는 로켓포탄을 요격하는 무기체계다. 도시를 둥근 지붕(Dome·돔) 형태의 방공망으로 둘러싼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스라엘군은 2007년 아이언돔 개발에 착수했다. “요격거리가 짧아 실패할 것” “가격을 고려할 때 원점 타격이 효과적” 등 부정적 의견이 많았지만 부상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을 결정했다. 이스라엘군은 자국 방산업체 라파엘사를 사업자로 선정해 2009년 첫 시험발사에 성공한 이후 2011년 실전배치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10개가량의 아이언돔 포대를 운영하고 있다. 1개 포대는 요격미사일 20발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차량 3대와 레이더 및 추적시스템, 전투관리 및 사격통제장치(BMC) 등으로 구성된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4~70㎞ 거리 안에서 날아오는 로켓을 탐지해 10㎞ 고도에서 요격한다. 탐지부터 요격까지 15~25초면 충분하다.

하마스 압도하는 北 장사정포

이스라엘군의 아이언돔에서 발사된 요격미사일들이 지난 5월 11일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아슈켈론 상공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날린 로켓포를 요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이언돔의 활약상이 전파된 이후 북한 장사정포 위협에 시달리는 우리 군의 대공방어 무기는 어떤 수준인지 궁금해하는 이들도 늘었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의 아픔을 기억하는 국민이 많아서다.

당시 북한은 최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썼던 로켓과 같은 구경인 122㎜ 방사포 등을 동원해 170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그 가운데 80발이 연평도 안에 떨어졌고 4명의 사망자, 6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수도권을 향하고 있는 240㎜ 방사포의 경우 122㎜ 포탄보다 약 2~4배 큰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포 전력은 팔레스타인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1994년 이른바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한 북한은 사거리 40㎞ 이상의 야포와 방사포 등 장사정포 1만4100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세계 3위권이다. 최근에는 한반도 전역이 사거리인 300~600㎜ 초대형 방사포도 시험 중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보유한 대량의 포를 일일이 요격하기보다 월등한 정찰·감시 자산을 이용해 진지·갱도를 선제 타격, 조기 무력화하는 대응체계를 유지해 왔다. 북한 전력과 한반도 전장 상황을 고려할 때 아예 장사정포를 없애버리는 게 효과적이란 판단 때문이다.

그랬던 군이 지난달 국내 기술로 장사정포 요격체계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2035년까지 2조8900억원을 투입한다. 아이언돔 구매를 고려했지만 우리 현실에 맞는 국내 개발로 방향을 선회했다. 군이 이번에 발표한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군사보안시설과 국가 중요시설을 보호하는 데 중점이 맞춰져 있다. 수도권 전역을 보호하기 위해선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이언돔에 사용되는 타미르 미사일은 한 발 가격이 약 5000만∼9000만원에 이른다. 이스라엘은 최근 하마스와의 교전에서 아이언돔 미사일을 대부분 소진해 미국에 긴급 군사원조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이 확보하게 될 새 요격체계는 이스라엘 아이언돔과는 적잖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뒤 등장할 무기가 어떤 형태일지 예상이 어렵지만 국내 기술력을 기반으로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이나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함대공미사일 ‘해궁’의 요격 방식을 활용하는 방안과 가격을 낮춘 미국 소형 요격미사일을 이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요격 공백’ 우려에 “도입 앞당겨야”

문제는 요격체계 도입에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는 점이다. 방위사업청은 국내 축적된 미사일 개발 능력을 통해 확보 기간을 2년 이상 단축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장기간 무방비 상태가 지속돼선 안 된다는 주장이 맞선다. 아이언돔의 경우 시험발사부터 실전배치까지 2년 정도가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 무기체계 역시 전력화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과의 경쟁은 결국 막고 뚫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며 “우리보다 앞서 있는 북한의 미사일 전력에 대응하려면 선제 포 공격을 막아낼 수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군과 정부가 아이언돔을 구입하기보다 직접 개발에 나선 것은 새 무기체계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를 감안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실제 방사청은 새 요격체계 도입계획을 발표하며 기대 효과로 ‘국내 기술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내세웠다. 국방력 증진은 물론 방위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무기 수출까지 내다봤다는 얘기다. 군 관계자는 “아이언돔 영상처럼 실제 무기를 사용해야 하는 일이 벌어져선 안 되겠지만 휴전선 인근에 요격체계가 실전배치돼 있다는 점만으로도 매력적인 수출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기술 변화에 맞춰 레이저를 이용한 요격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스라엘군은 레이저 요격 시스템 ‘스카이가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발사 출력을 높여 2∼3년 내 실전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알려진 이 시스템은 1회 작동에 필요한 비용이 약 2000달러(226만원)에 불과하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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