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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포커스] 북·중 관계 밀착과 비핵화

박원곤(이화여대 교수·북한학과)


북한과 중국 양국이 상호 밀착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연출 중이다. 지난 5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리용남 주중 북한대사를 만나 팔짱 낀 사진을 찍었고, 6월에는 인민일보와 노동신문에 ‘조·중 친선’을 선전하는 기고문을 교차 게재했다. 지난 9일에는 북한 국무위원회가 ‘조·중 우호, 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북중우호조약)’ 체결 60주년을 기념하는 연회를 개최했다.

협력을 과시하는 북·중의 언어도 화려하다. 북중우호조약을 자찬하며 북·중 지도자가 어제 주고받은 친서는 “피로써 맺어진 전투적 친선”을 강화해 “사회주의·공산주의를 건설하는 성스러운 한길”에 영원히 함께할 것임을 한목소리로 선포한다.

북·중이 이념적 수사가 아닌 실제 협력을 강화하는 동기도 언급한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백년 만에 처음 보는 대변화가 급속히 일어나고 있다”면서 북한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힌다. 북한도 “최근년간 전례 없이 복잡다단한 국제정세하에서 적대세력들의 도전과 방해책동이 보다 악랄해진다”면서 북·중 사이 동지적 신뢰와 전투적 우위를 강조한다.

해석하면 중국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중 강경 정책이 전방위로 시행되면서 세계 최강대국으로 귀환하려는 ‘중국의 꿈’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전통적 우방인 북한과의 관계를 다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핵 비확산 체제 유지를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도전하는 주된 세력이므로 중국은 친밀한 북·중 관계 과시를 통해 대미 협상을 위한 ‘자산’으로 북한을 활용하려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전략적 경쟁을 선포했지만 핵 비확산과 기후변화 등의 영역에서는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북한은 더 노골적으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 미국을 견제하려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정책을 확정했으나 북한이 원하는 ‘적대시 정책의 선철회’는 없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대회 때 이미 공포한 ‘힘겨운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9년 12월 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를 통해 ‘미국의 제재봉쇄 책동을 총파탄’ 내는 것으로 규정한 정면돌파 노선을 채택한 바 있다. 지난 6월 개최된 당 중앙위 8기 3차 전원회의에서는 방역체계를 중장기 정책으로 전환해 장기전에 대비할 것을 천명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중장기 대결을 감당하기 위해 중국의 지지가 필요할 것이다.

북·중 간 협력을 위한 동기가 합치해 현시되고 있다. 중국은 한·미 연합훈련과 북한의 핵 및 장거리미사일 시험 중단을 의미하는 ‘쌍중단’을 소환해 8월 한·미 연합훈련에 반대한다.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동시에 진행하는 ‘쌍궤병행’도 다시 언급하며 대북 제재 철회를 요구한다. 나아가 “미국은 수십년간 지속한 북한에 가한 위협과 압박을 반성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북한 핵개발의 정당성을 옹호한다.

북·중 간 밀착이 그들의 주장처럼 전적인 신뢰에 기반한 이념·정치·군사적 ‘혈맹’ 관계를 현시하는 것은 아니다. 권위주의 체제 국가인 북한과 중국이 서로 불신하는 것은 양국 관계를 다룬 역사서의 첫 장만 넘겨도 쉽게 알 수 있다. 다만 지금과 같은 북·중 간 ‘정략결혼’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은 크다. 문제는 이들이 밀착할수록 북한 비핵화는 요원해진다는 점이다. 중국 지원을 받는 북한은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미국을 압박하면서 버틸 자산을 확보하게 된다. 그렇다면 한국이 현 상황에서 추진해야 할 정책은 일방적 북한 편들기가 아닌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건설적 역할을 수행토록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 방안을 만드는 것이다.

박원곤(이화여대 교수·북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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