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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남미 왕관 쓴 메시

브라질 누르고 코파아메리카 우승
9전10기… 국대로 무관 한 풀어
6경기 4골 5도움으로 MVP 영광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 리오넬 메시(가운데)가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2021 결승에서 승리한 뒤 시상식에서 동료들과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메시의 국가대항 메이저대회 첫 우승이다. 아르헨티나는 디펜딩챔피언 브라질을 1대 0으로 꺾어 1993년 이후 2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AFP연합뉴스

종료 휘슬이 울리자 리오넬 메시(34)가 잔디에 무릎을 꿇었다. 눈물을 글썽대는 그에게 조국 아르헨티나의 ‘알비셀레스트’(하늘색과 하얀색) 무늬 선수복을 입은 동료들이 달려들었다. 동료들은 시상식 뒤에도 메시의 손에서 우승컵을 감히 건네받으려 하지 않았다. 오랜 세월 그가 대표팀에서 겪은 책임과 좌절의 역사를 지켜봐 와서였다. 관중석에는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아르헨티나 축구의 상징 디에고 마라도나의 얼굴이 국기에 매달린 채 펄럭였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군림해온 메시가 국가대항 메이저대회 무관의 한을 풀었다. 메시는 고국 아르헨티나 대표팀 소속으로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2021 결승에 출전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2분 앙헬 디마리아의 결승골에 힘입어 브라질에 1대 0으로 승리, 우승을 차지했다. 대표팀 소속으로 월드컵 4번, 코파 아메리카 5번의 도전 끝에 거둔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메시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경기는 시작부터 브라질의 근소한 우위였다. 브라질은 대회 내내 보여준 대로 전방 두 공격수 아래 네이마르를 자유롭게 배치해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그간 교체 출전했던 플레이메이커 디마리아가 깜짝 선발로 나서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중앙선 아래에서 미드필더 로드리고 데파울이 길게 날려 보낸 패스를 브라질 수비 헤난 로지가 놓쳤고, 뒤에서 넘어온 공을 디마리아가 절묘하게 잡아놓은 뒤 간결한 로빙슛으로 에메르송 골키퍼를 넘겨 마무리했다. 네이마르는 고군분투했지만 아르헨티나의 끈적한 수비를 넘지 못했다.

남미 축구의 양대 산맥인 두 나라가 대회 결승에서 만난 건 47회에 이르는 코파 아메리카의 역사 동안 11번째였다. 이중 두 차례밖에 이기지 못한 디펜딩챔피언 브라질에게 이번 결승은 자국 축구의 성지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남미 축구 최강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킬 기회였다. 아르헨티나에는 1993년 이래 28년 만에 대회 우승컵을 들며 우루과이와 함께 최다 우승국(15회)의 영예를 얻을 수 있는 자리였다.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마라도나조차 우승컵을 들지 못한 대회다.

남미 최고의 축구 스타 메시와 네이마르의 대결로도 이번 경기는 주목받았다. 둘은 한때 스페인 라리가 바르셀로나에서 구단의 최전성기를 함께했지만 성인대표팀에선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메시는 2015년 팀을 이끌고 대회 결승에 이르렀으나 역시 한때 바르셀로나 동료였던 알렉시스 산체스의 칠레에 가로막혀 눈물을 삼켰다. 네이마르는 브라질이 2019년 코파 아메리카를 우승할 당시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그도 이벤트성 대회인 컨페더레이션스컵 외에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없다.

두 선수는 한풀이를 하겠다는 듯 결승까지 오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쏟았다. 메시는 조별리그부터 6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4골 5도움을 기록했다. 그가 만들어낸 골 기회는 24회에 달했다. 네이마르도 5경기에서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20번의 골 기회를 만들어냈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메시는 준결승부터 이미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었다”며 메시가 부상을 안고 뛰었다고 밝혔다. 네이마르는 패배를 확정하는 종료 휘슬과 함께 울음을 터뜨리며 주저앉았지만 감정을 추스른 뒤 아르헨티나 선수단을 찾아와 메시를 끌어안았다.

메시는 어린 시절부터 마라도나의 뒤를 이을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으로 꼽혔다. 바르셀로나에서 라리가와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등 온갖 대회를 제패하고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수여하는 발롱도르만 6회 타내는 등 전무후무한 업적을 쌓았다. 정작 대표팀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결승에서 독일에 패하고 이듬해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도 진 뒤에는 좌절을 이기지 못해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했다. 이번 우승으로 평생에 걸친 한을 푼 셈이다.

대표팀 우승 경험을 쌓은 메시는 기세를 몰아 내년 카타르월드컵도 노릴 전망이다. 메시는 현재 소속팀 바르셀로나와 계약이 만료돼 자유계약(FA) 신분 상태다. 어떤 소속팀을 찾을지, 새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가 카타르에서 활약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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