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 유체이탈… 이해진과 비교되는 공정위원장

이성규 경제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음주 소란을 피운 국장을 직무배제 조치하고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외부업체 관계자와 골프를 친 과장급 3명에 대해서도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이들의 행동은 전문성과 도덕성을 두루 갖춰야 할 ‘경제검찰’의 일원으로서 변명할 여지가 없는 잘못된 처신임은 틀림없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이런 일련의 사건에 대해 지난 12일 간부회의를 열고 “공정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는 예외 없이 무관용 일벌백계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2개월에 걸친 고강도 내부감찰을 벌이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정작 공정위 수장으로서 사과하고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조 위원장은 문제를 일으킨 국장을 요직에 중용한 장본인이다. 올초에는 조직문화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면서 남 일 말하듯이 관련자 엄벌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비해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는 지난달 상사 갑질로 숨진 직원 사건이 터지자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은 회사 문화와 관련된 문제이기에 제 부족함과 잘못이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고 스스로를 먼저 탓했다.

그는 이어 “이 회사 안에서 괴롭힘이 발생했고 그것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졌다면 이것은 회사 전체적인 문화의 문제이며 한두 사람의 징계 수위를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진 쇄신을 약속하면서 회사에서 한 발 더 멀리 떨어져서 저 스스로를 냉정히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이 창업자 발언에는 자신이 속한 조직을 아끼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조 위원장도 2년 넘게 이끌어 온 조직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국민에게 사과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그의 말 속에는 ‘나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내부 구성원이 문제’라는 뉘앙스만 읽힌다. 조 위원장이 이제라도 유체이탈 화법을 버리고 자신의 리더십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스스로 뒤돌아봤으면 한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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