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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일 내러가는 신유빈… 부모는 방역복도 사줬다

딸 보내는 아버지 신수현씨 심경
“면역력 위해 전복 요리 등 먹여…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어… 큰 대회 즐기며 행복했으면…”

신유빈이 지난 9일 경북 문경의 국군체육부대 체육관에서 열린 ㈜픽셀스코프컵 올림픽 탁구 대표팀 실전대회에서 전지희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신유빈은 전지희와 짝을 이뤄 이번 도쿄올림픽 여자 복식에 출전한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걱정되죠. 의료진들 입는 방역복에 고글까지 세트로 사줬어요.”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이 한 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엔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도쿄도(都) 전체에 긴급사태가 선포됐다. 전 세계 205개국 약 1만8000명의 선수·지도자들은 외부 접촉이 차단된 채 선수촌과 경기장만 오가며 경기를 치를 테지만, 워낙 다양한 국가에서 인원이 모이는 터라 위험하긴 매한가지다.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의 막내 신유빈(17·대한항공)의 부친 신수현(49)씨도 어린 둘째 딸이 도쿄에서 혹여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대표팀 관계자들이 방역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은 예고가 없기 때문이다.

신씨는 12일 국민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아무래도 코로나19가 제일 걱정”이라며 “유빈이 엄마는 방역복까지 준비했고, 훈련하다 집에 잠깐 들렀을 땐 면역력을 보충해주고 싶어 전복 요리에 성게 미역국까지 먹였다”고 했다.

신유빈은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탁구에 메달을 안길 기대주로 꼽힌다. 최근 실력이 급상승해서다. 지난 3월 카타르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스타 컨텐더는 신유빈의 잠재력이 폭발한 대회였다. 신유빈은 전지희(포스코에너지)와 함께 여자 복식 우승을 합작했고, 단식에서도 경쟁국 일본 선수들을 상대로 4승 1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에이스급 선수 히라노 미유(21)도 잡았다.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도 1위를 차지한 건 신유빈이었다. 신유빈은 다른 5명의 선수와 겨뤄 10전9승1패의 압도적 성적을 거뒀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신유빈이 어디까지 가느냐’가 이번 올림픽의 관전 포인트”라고 언급할 정도로 ‘신동’이었던 소녀는 한국 탁구의 ‘에이스’가 됐다.

실업 탁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 신씨는 “유빈이는 지금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시기다. 기술이 많이 발전했고, 공에 파워도 생겼다”며 “유빈이가 들으면 ‘아빠 또 내 탁구 평가했다’고 혼내겠지만, 너무 대범하게 쳐서 어려운 길 가지 말고 디펜스도 잘해 쉽게 이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신유빈은 지난해 2월 여자탁구 명문팀인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또래 학생들과 달리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신씨는 “유빈이가 국제대회 출전하면서 수업을 못 듣게 되니 진도를 못 따라갔다”며 “학업적으로도 지기 싫어하는 유빈이가 너무 힘들어했기에 걱정은 됐지만 고교 진학보다 실업팀 입단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에선 신유빈이 ‘지옥의 볼박스’(볼을 계속해서 받아치는 훈련)로 일컫는 훈련 등 강도 높은 훈련 스케줄이 이어졌다. 강문수 감독과 김경아 코치의 집중 지도하에 성인 선수들과 꾸준히 공을 주고받았다. 매일같이 구슬땀 흘리는 딸의 모습을 지켜보는 건 안쓰럽기만 한 일이다. 하지만 오히려 딸이 아버지를 안심시킨다고 한다.

“힘들지 않느냐고 물으면 ‘아빠 나 힘들어, 너무 힘든데 재밌어’라고 해요. 무리할 정도로 열심히 하니 쉬엄쉬엄 했으면 좋겠지만, 유빈이가 탁구를 즐기고 있으니 지켜볼 수밖에 없죠.”

신씨는 가슴 떨려 딸이 시합하는 올림픽 경기 중계를 제대로 지켜보지 못할 것 같다면서도 딸은 승패에 연연해 스트레스 받기보단 올림픽이란 큰 대회 자체를 즐기며 행복감을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죠. 성적보단 행복하게 탁구하는 게 제일이라고 어릴 때부터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유빈이가 시합 중 가끔 미소 짓는 걸 볼 때가 아버지로서 가장 좋아요. 몸 건강히만 돌아오면 좋겠어요. 갔다 오면 제주도로 가족여행 가서 유빈이가 하고 싶다는 스킨스쿠버와 캠핑을 하려고요.”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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