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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포럼] 미래를 준비하는 신균형발전 전략

성경륭 농산어촌유토피아특위 위원장·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2020년은 한국에 매우 특별한 해였다. 바로 이 해에 한국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유사 이래 국력 발전의 최정점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세계 10위였고, 1인당 국민소득(GNI)은 세계 7위였으며, 코로나 대응과 경제 회복 능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바로 같은 해에 한국의 현재 위상을 위태롭게 하는 여러 일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무엇보다도 출산율이 0.84로 급격히 떨어졌고,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가 신생아를 3만3000명이나 앞서는 인구의 데드 크로스도 발생했다. 또한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상회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 중에서 수도권 집중 가속화는 지역 간 대립을 구조화시키는 것은 물론 나라의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을 허물어뜨린다. 가장 큰 우려는 인구 감소 속에서 매년 10대부터 30대까지의 젊은 층 10만명 내외가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함으로써 비수도권의 인구재생산을 근원적으로 와해시키고 지방 소멸을 재촉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장 프랑수아 그라비에가 ‘파리와 프랑스의 사막들’(1947)이라고 분석했던 것과 유사한 일이 한국에서도 발생하게 돼 한국은 앞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전 지역이 빠른 속도로 황폐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지방의 중앙 의존도는 더 증가할 것이며, 지방이 사라진 상태에서 한국은 경제 침체와 경제적 왜소화의 큰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어떤 대안이 가능한가?

첫째, 지방 소멸을 막고 경제 회생을 도모하기 위해 지역에서 시도되고 있는 메가시티 전략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인구 1000만명 이상의 33개 메가시티가 전 세계 GDP의 3분의 1 이상을 생산하며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우리도 메가시티 육성을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다만 균형발전 목표를 살리기 위해 수도권 외에 현재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동남권 메가시티를 활성화하고 준비가 되는 대로 타권역으로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미래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균형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지역의 혁신경제 육성과 4차 산업혁명 전환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별로 기존의 전략산업 정책을 추진하되 인공지능(AI), 로봇, 자동화기술, 스마트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연계해 지역의 산업 전반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나아가 각 지역이 주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테스트 베드가 되고 새로운 성장 거점이 될 수 있도록 규제 혁신을 추진해 산업별 혁신경제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지금까지의 국내 지향 균형발전 정책을 탈피해 앞으로는 세계로 열린 개방형 균형발전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메가시티 정책은 글로벌 연계가 중요하므로 이 정책에 참여하는 지방정부, 기업, 금융기관, 대학 등은 기술 혁신과 시장을 염두에 두고 선진국 및 개도국 모두와 광범위한 글로벌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초광역 메가시티 정부는 다국적 경영 관점에서 국내 지역과 다수 개도국 지역의 협력을 지원하며 개별 지역의 기업, 대학, 공공기관과 동반 진출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도시의 과밀화와 농촌의 과소화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하고 OECD 30위권에 머물러 있는 한국 사회의 삶의 질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농산어촌유토피아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택, 일자리, 의료, 복지, 교육 등 농산어촌의 삶의 기반을 확충하고 도시인들이 농촌 지역으로 돌아와 삶의 여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도농 교류와 상생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

다섯째, 미래 지향의 균형발전 정책은 현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생산과 에너지 자립을 지향하는 에너지 전환, 주택 전환, 마을·도시 전환, 학교 전환, 산업 전환 등 일련의 전환 노력을 추진해야 한다.

과거의 균형발전은 주로 재분배 정책을 통해 지역의 낙후성과 지역 간 불균형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앞으로는 지방과 나라를 함께 살리기 위해 좀 더 전향적으로 메가시티 정책, 4차 산업혁명 중심의 혁신경제 정책, 글로벌 균형발전 정책, 도농상생의 삶의 질 정책, 기후변화 대응 정책 등 미래 지향적 정책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성경륭 농산어촌유토피아특위 위원장·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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