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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창군 최초 특임검사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검찰이 특임검사제를 도입한 건 2010년 6월이다. 두 달 전 MBC PD수첩이 ‘검사와 스폰서’ 편을 방영해 파문이 일었던 게 발단이었다. 경남지역의 한 건설업자가 1984년부터 25년간 전현직 검사 100여명에게 향응과 성접대 및 촌지를 제공해왔다고 방송을 통해 폭로한 것이다. 민간과 검찰 합동의 진상규명위원회가 구성돼 조사한 결과 일부 사실로 드러났고, 여야는 특별검사 도입에 합의해 특검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위기에 봉착한 검찰이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는데 그중 하나가 특임검사제였다.

검사의 범죄는 특임검사를 지명해 수사하도록 한 것으로 검찰의 새로운 실험이었다. 특임검사는 검찰총장 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도록 해 독립성을 보장했다. 첫 특임검사는 그해 11월 탄생했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봐주기 수사 논란이 벌어졌던 일명 ‘그랜저 검사’ 사건 재수사를 위해 강찬우 대검찰청 선임연구관이 임명된 것이다. 강 특임검사는 제 식구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에 대해 “검사의 피는 차갑다”는 말로 대신했다. 결국 강 특임검사에 의해 ‘그랜저 검사’가 구속기소되자 비판 여론은 가라앉았다.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 국방부가 지난 9일 발표한 중간수사결과에 대해 부실 수사라는 비난이 거세자 검찰을 벤치마킹하고 나섰다. 창군 이래 처음으로 합동수사단에 특임군검사를 어제 투입했다. 특임군검사 임명장을 받은 이는 해군 최초의 여성 법무관이자 해군본부 검찰단장인 고민숙 대령이다. 특임군검사는 국방부 검찰단 소속이지만 단장을 거치지 않고 장관에게 직보할 수 있게 했다. 수사가 미흡했던 이번 사건 ‘윗선’인 공군본부 법무실 수뇌부의 직무유기 혐의 등을 본격적으로 파헤치게 된다.

“엄정한 수사”가 고 대령의 일성인데 허언이 돼선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건 민간 특임검사가 부여받은 만큼의 수사 독립성이다. 이게 보장이 안돼 또다시 겉핥기식 수사로 흐른다면 국회 차원의 특검 도입을 자초할 것이다. 온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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