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2∼3월쯤 접종문제 협의했다”… 질병청 “세부 논의 없었다”

청해부대 대규모 감염 놓고 신경전
확진-비확진자, 동일 수송기 후송
오늘 저녁쯤 귀국… 추가 감염 ‘불안’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원의 국내 이송 임무를 맡아 아프리카 현지에 파견된 특수임무단이 19일 문무대왕함 안에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해부대 문무대왕함(4400t급)에서 발생한 대규모 집단 감염 사태가 정부 부처 간 때늦은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 군 당국은 백신 반출을 위한 협의 요청에 ‘반대 의견’을 전달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방역 당국은 관련 논의가 없었다고 맞섰다. 서로 간에 ‘방역 참사’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모습으로 비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장병 전원을 태운 공군 수송기 2대는 아프리카 현지 도착 6시간여 만에 이륙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파병부대를 위한 백신 국외반출과 관련해 “국방부와 세부적인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는 “관련 부서에서 2~3월쯤 질병청에 파병부대 접종 문제 협의를 구두 요청했지만, 국내 백신 물량 부족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고 반박했다.

양측 의견을 종합해보면 국방부 당국자가 청해부대에 보내기 위한 백신 확보 문제를 질병청에 문의했지만 질병청이 난색을 보였고, 더이상 공식적인 논의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문무대왕함 승조원 전원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국방부 내에서도 답답해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군 당국 모두 승조원들에 대한 사전·사후 백신 접종에 소홀했던 것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무대왕함 장병 전원 복귀를 위해 전날 출발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시그너스 2대는 이날 오후 1시40분 청해부대 작전지역 인접 국가에 도착한 뒤 오후 7시25분 이륙했다. 수송기는 이르면 20일 저녁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 내린 해군 병력 148명은 ‘텅 빈’ 문무대왕함을 국내로 옮겨오는 임무를 맡았다. 다른 군함의 승조원을 투입해 배를 국내 귀환 조치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청해부대 확진자 수가 247명으로 늘어남에 따라 확진자와 비확진자가 동일 기체에 탑승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기내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수송기 1대에는 300여명만 탑승할 수 있어 병상 확보와 의료·방역 인력을 고려할 때 비확진자를 별도 귀환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국방부는 이러한 경우에 대비해 기내 격벽을 설치하고 방호복을 제공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군이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해군 고준봉함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난 4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밀폐된 공간에서 항행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장병들에게 최우선으로 백신 접종을 시킬 것”이라고 약속해놓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국방위 소속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대통령이 직무유기 책임을 물어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청해부대원 247명 사상 초유 집단감염… 軍 대응 총체적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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