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재도약 기틀 IB, 4년 새 최대 4배 놀라운 수익

순이자마진 급감하자 새 영역 개척


국내 금융그룹이 투자은행(IB) 업무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핵심 캐시카우였던 은행은 초저금리 장기화로 인해 순이자마진(NIM)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그룹 내 은행 의존도를 낮추는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서도 IB 업무 확대가 필요하다는 게 각 금융그룹의 판단이다.

결과는 놀랍다. 4년 새 최대 4배 이상 IB 수익이 급증할 정도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글로벌 시장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도 IB 확대는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순이자마진의 늪


NIM은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그런데 이 NIM은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년2개월째 0.5%로 묶어놓을 정도로 저금리는 ‘상수’가 됐다. 나아가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초저금리가 워낙 오래 지속된 터다. 코로나19 이후로 서민과 중소상공인을 위한 정책금융도 대거 집행되면서 은행이 수익을 좇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 펼쳐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NIM은 2018년 1.67%, 2019년 1.56%를 거쳐 지난해 1분기에 1.47%로 낮아졌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2분기 1.42%, 3분기 1.40%를 넘어 4분기엔 1.38%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 들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미국에서도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금리 인상 시그널이 나오고 나서야 NIM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NIM은 1.43%로 반등했고, 2분기에도 0.02~0.04% 포인트 정도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나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오는 데 무려 3년 안팎의 시간이 필요했던 셈이다. 금리 인상 역시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어서 터널을 완전히 빠져나오기까지는 여전히 오랜 시일이 더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IB의 약진

그사이 금융그룹이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한 것은 IB 부문이었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23일 “글로벌 은행들은 대부분 IB 타이틀로 영업을 하고 있다”며 “국내 시중은행의 발전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상업은행(CB)과 IB의 결합은 국내 금융사의 미래 성장을 이끄는 핵심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 기조를 탈피해 투자형 IB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블룸버그 리그테이블 기준 국내 신디케이트론 분야에서 2016년 시중은행 최초 1위를 달성한 뒤 4년 연속 1위를 유지 중이다. KB금융이 국내에서 주선한 투자 총액은 2018년 116억 달러, 2019년 130억 달러, 지난해 109억 달러를 거쳐 올 상반기에는 65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채권발행시장(DCM)에서는 2010년 이후 11년 연속 1위를 달성하고 있다. 주관 실적은 같은 기간 12조6000억원, 15조8000억원, 15조9000억원을 넘어 올 상반기에만 11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신한금융도 2017년 범그룹 차원의 GIB그룹을 신설하고 투자은행 분야 드라이브에 나선 상태다. 범그룹 차원의 IB 조직인 GIB는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 신한라이프, 신한캐피탈 등 IB 인력들이 한데 모여 시너지를 발휘한다. 신한금융 GIB는 2016년 30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뒤 2017년 3028억원, 2018년 4791억원, 2019년 6825억원, 지난해 9159억원의 기록적인 실적을 냈다. 2016년 대비 3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룹 계열사를 원팀으로 동원하는 ‘원 IB’ 전략을 앞세운 하나금융의 성과도 눈에 띈다. IB 수수료 수익은 2016년 1130억원, 2017년 1440억원, 2018년 2103억원, 2019년 3765억원, 지난해 4739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대비 419%나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5월 1조8000억원 규모의 에이치라인해운 인수금융 메가 딜을 따내는 등 원 IB 전략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도 투자금융·프로젝트금융·글로벌CIB금융 3개 부서와 1개 직할 해외법인으로 구성된 IB그룹을 독자 편성했다. 인수금융과 부동산금융, 구조화금융을 3대 전략 목표로 세워 영업을 확장 중이다. 인수금융은 우량 바이아웃딜 중심으로 인수금융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인프라발전 투자와 주거·비주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부동산금융도 확대하고 있다. 구조화금융의 경우 글로벌 IB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망 투자시장 진출 및 자산 확대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IB 그룹 내 투자금융부 지분투자팀과 프로젝트금융부 부동산금융팀을 각각 확대하고 지난달 CIB 연계 영업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기업그룹과 IB그룹의 협업을 통한 CIB 연계 손익은 2018년 308억원에서 지난해 680억원으로 배 이상 뛰어올랐다. 지난달 말 기준 글로벌 IB 자산 5조1000억원을 보유해 시중은행 가운데 최대 규모를 갖추고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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