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2년 실거주 폐지’ 후 숨통 트였지만… “서울 하반기에도 전세난”

재건축 전세 늘어도 매물 한정적… 아파트 입주물량↓·청약수요 누적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전세 매물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전세 매물 부족이 계속된 탓에 ‘가뭄의 단비’이긴 하나 전세난 해소 및 전셋값 안정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의 대명사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는 일주일 사이 전세 물량이 배 이상 증가했다. 재건축 조합원의 2년 실거주 의무 폐지가 발표된 지난 12일 은마아파트의 전세 물량은 74건이었지만 이날 기준 163건으로 크게 늘었다. 다른 재건축 단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은 같은 기간 전세 매물이 20건에서 40건으로 2배 증가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부동산업계는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가 없어진 데 따른 것이라 해석했다. 지난해 6·17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로 재건축 단지 집주인들은 전·월세를 주는 대신 내부를 리모델링해서 직접 들어가 살기를 택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2년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자 집주인들이 전세를 내놓으면서 매물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른 재건축 단지로도 이 현상이 번진다면 ‘씨가 말라버린’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그 여파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진 않았다. 재건축 단지에서 나올 수 있는 전세 매물이 한정적인 데 비해 재건축 이주 수요를 비롯해 청약대기 수요 및 방학 이사철에 따른 학군 수요 등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상승폭을 키우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재건축 이주 수요의 영향이 크다. 서초구 반포 1·2·4주구의 2210가구가 지난달 재건축 이주를 시작하면서 서초구 인근에 위치한 동작구 등에서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반포 3주구 1490가구도 재건축을 위해 추가로 이주에 나설 예정이다.

방학 이사철을 맞아 인기 학군 지역의 전셋값도 급등세다. 목동 학군이 있는 양천구에선 지난주 전세 수요가 목동신시가지 단지로 몰리며 전셋값 상승률이 전주(0.07%)의 3.5배인 0.25%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 탓에 서울 전셋값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올 하반기엔 아파트 입주 물량조차 상반기보다 줄어 서울 전세난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입주자 모집공고 기준 3만864가구인데, 상반기에 1만7723가구가 입주해 하반기엔 이보다 25.9% 적은 1만3141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하반기엔 전셋값 안정 변수를 찾는 게 힘든 상황”이라며 “입주물량이 전년보다도 37.5% 줄었고, 시장에선 임대차 3법 관련 진통이 진행 중인 데다 청약수요도 시장에 누적돼있어 전·월세에 머무르려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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