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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난민에게 떡과 복음 심자 ‘나그네 선교사’로 우뚝

호성기 목사의 ‘디아스포라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 <14>

양용태 김미영 선교사가 2018년 그리스 아테네 선교센터에서 난민들에게 식사와 복음을 제공하며 밥퍼 사역을 하고 있다.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였음이라.”(출 22:21) “너희가 애굽땅에서 나그네 되었었은즉 나그네의 사정을 아느니라.”(출 23:9)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떠나 타 문화 민족권에서 흩어져 살아가는 디아스포라를 구약에서는 ‘나그네’ 또는 ‘객’이라 불렀다. 유대인의 역사는 생존과 핍박을 피해 나그네와 객으로, 디아스포라로 살아온 역사다.

조국 대한민국 선조들의 역사도 자유 의지로 또는 강제로 중국, 러시아로 흩어져 나그네, 객으로, 본토인들에게 각각 조선족, 고려인이라는 이름의 디아스포라로 살아온 고난의 역사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자신의 직업, 사업, 자녀 교육 등 자신들의 꿈을 찾아 고향을 떠나는 긍정적인 의미의 디아스포라들이 늘어나고 있다. 동시에 부정적으로 자신이 사는 국가 안에서 인종적·종교적 신분과 정치적 이유로 핍박을 받아 공포에서 놓임 받기 위해 스스로 고향을 떠나는 ‘난민’(refugee)이라 불리는 디아스포라들이 나그네와 객으로 살아가고 있다.

세계 제2차 대전 후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수많은 동유럽 사람들이 고향을 떠났다. 유엔은 이들을 돕기 위해 유엔난민기구(The UN Refugee Agency)를 만들어 지난 60여년 동안 이들을 도와주고 있다. 전 세계 130여개국에 1만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6560만명에 이르는 난민들을 돌보고 있다. 오늘도 전쟁, 테러, 공포 정치 외에도 기근 같은 자연재해로 도저히 살 수 없는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난민, 망명자로 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국제기구가 다하지 못하는 일이 난민 사역이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저들을 인본주의 입장에서 인간의 기본 존엄을 유지하도록 먹고 자고 씻고 교육하는 일에 많은 선교사가 섬기고 있다. 빵을 주면서 한편으론 영적으로 복음을 전하며 수많은 난민이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한다.

세계전문인선교회(PGM) 소속 양용태 김미영 선교사 부부가 저들 중의 한 커플이다. 양 선교사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형편이 너무 어려워 고등학교 3학년 때 학업을 중단하고 닥치는 대로 일하다가 군대에 갔다. 제대 후에도 기본적 생존을 위해 궂은일을 하며 수많은 갑질을 당하면서 술로 아픔과 상처를 달래며 살았기에 나그네, 객이 당하는 아픔을 안다.

주님의 자비와 인도로 1980년 서울 후암동 후암장로교회 청년부 수련회에 참석해 예수님을 만나 중생했다. 5살 때부터 이 교회에서 자란 김미영 청년을 만나 결혼했다. 칼빈신학교를 졸업하고 조동진 담임목사의 영향으로 ‘동서선교센터’에서 선교사 훈련을 받았다.

후암교회 안에 세워진 그리스선교회 후원으로 영국에서 영어와 선교훈련을 마치고 1990년 4월 그리스로 선교사 파송을 받았다. 첫 13년 동안 4남매를 포함해 온 가족은 개신교를 이단 취급하는 그리스 정교회의 극심한 핍박을 겪었다. 나그네와 객으로 갑질을 당하고 혹독한 핍박 속에서 연단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2001년 미국의 9·11테러 사건으로 지구촌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수많은 아프가니스탄, 이란, 아프리카 지역의 무슬림들이 그리스에 난민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 때 선교사 부부는 왜 자신들이 나그네와 객으로 혹독한 연단을 받았는지 하나님의 뜻과 소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난민이 돼 흩어져온 무슬림들을 위한 선교의 부르심임을 깨닫고 PGM 선교사로 동역하게 됐다. 양 선교사는 이렇게 간증했다.

“PGM의 디아스포라 선교의 핵심가치는 간단하다. 내가 흩어진 곳에서 복음을 전하면 복음을 받은 자들이 또다시 하나님에 의해 흩어지고 뿌려져서 하나님의 씨앗으로 이 지구촌을 덮어가는 하나님의 선교다. 디아스포라 선교의 선두주자인 PGM과 함께 이 사역을 감당하게 된 것이 영광스럽다. 앞으로 이 사역을 위해 더욱 기도하고 연합하는 운동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선교사 부부는 난민들의 기본적 생존을 위해 일주일에 두 번 400여명의 무슬림에게 ‘밥퍼’ 선교로 식사와 복음을 제공한다. 그들이 복음의 전파자로 훈련·양육 받고 서유럽 여러 나라로 흩어지면 자신들이 동족과 현지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 산다.

유엔 등 난민 관련 기구가 손이 미치지 못하는 숱한 영역에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자신들이 겪은 핍박과 생존을 위해 연단 받은 양 선교사 가족. 이들은 오늘도 묵묵히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수많은 난민에게 빛과 소금으로 자신을 녹임으로 저들을 살려내고 있다. 이것이 나그네에 의한 나그네를 위한 나그네 선교, 디아스포라 선교, 즉 하나님의 선교다.

(미국 필라안디옥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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