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And 라이프] “에이블리가 내 취향 가장 잘 알아… 그말 듣는 게 목표”

쇼핑앱 5위 에이블리 강석훈 대표 인터뷰

‘에이블리’라는 회사에 대해 아느냐고 묻는다면 어떤 답이 나올까. 가장 먼저 ‘옷 파는 곳’이라고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테다. 유통업계에서는 ‘대기업이 인수나 투자를 노리는 유망한 패션 플랫폼’으로 통한다. 에이블리 이용자들은 ‘내가 매일 들여다보는 앱’이라고 말할 듯하다.
에이블리는 2018년 패션 플랫폼으로 시작해 2년 만인 지난해 7월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됐고, 누적 투자액만 1060억원에 이르는 회사다. 창업 3년 만에 1조원 가치가 있는 기업(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받은 에이블리의 창업자 강석훈(37) 대표를 만나 봤다.

유통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패션 쇼핑 앱 에이블리의 강석훈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에이블리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 대표는 "에이블리의 강점은 셀러가 많고, 상품이 많다는 것"이라며 "풍부한 데이터로 고객 취향에 맞는 개인화 된 상품을 제안하고 살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한결 기자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에이블리 본사에서 만난 강 대표에게 에이블리는 어떤 회사인지를 물었다. “‘스타일 커머스’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쿠팡이 ‘생필품 커머스’를 하고 있다면 저희는 스타일과 관련한 모든 것을 아우르는 회사입니다. 옷, 화장품, 인테리어 등등 그게 무엇이든 ‘꾸밈’과 관련한 것들을 에이블리에서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에이블리는 강 대표가 2018년 3월 의류 판매자들을 한데 모은 패션 쇼핑 앱을 론칭하면서 첫발을 디뎠다. 패션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홈데코, 화장품, 핸드메이드, 리빙 상품군, 전자제품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누적 다운로드 2000만건, 누적 거래액 6000억원, 누적 리뷰수 1300만개, 누적 마켓 1만6000여개. 이런 수치들은 에이블리가 지금 얼마나 주목받는 앱인지를 확인시켜준다.

강 대표는 에이블리를 ‘개인 취향 맞춤형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도 ‘취향’이었다. “‘에이블리가 나를, 내 취향을 가장 잘 알아.’ 사용자가 이런 생각을 하게끔 하는 게 저희 목표예요. 그러려면 사용자의 취향을 알아야죠. 이건 빅데이터, 머신러닝, 딥러닝 이런 기술이 적용되는 영역인데요. 데이터와 기술을 결합해서 한두 번만 클릭해도 사용자의 취향을 파악하고, 개인에게 꼭 들어맞는 제안이 가능하도록 해 나가고 있어요. 에이블리가 그 취향을 중심으로 판매자와 소비자가 서로에게 팬덤이 되도록 연결시켜 주는 거죠.”


유튜브가 모종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사용자의 취향을 파악하고 제안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방식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취향에 대한 제안을 유용하고 재밌게 여기는 사람도 있겠으나 거북하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생소하고 어려운 게 등장했을 때 거부감이 드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나에게 편리하다는 걸 알게 되면 오히려 정보를 제공하려고 하기도 해요. 왓챠에서의 경험을 돌아보면 소름 돋는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나에게 맞춰 제안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유용하고 편리하게 삶을 도와주는 도구로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아요.”

갑자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왓챠가 등장한 것은 강 대표가 연세대 4학년 재학 중 왓챠 창업 멤버로 합류했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왓챠를 공동창업하고 5년 동안 왓챠에 몸담았었다. 이후 여성의류쇼핑몰 ‘반할라’를 창업했다가 쓴맛을 보기도 했다.

창업자로서의 강석훈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에이블리를 3년 만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비결을 물었다. “스타트업계에 있는 분들이 항상 얘기하는 게, 좋은 팀이 모여서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하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해요. 음. ‘존버’네요(끝까지 버틴다는 뜻). 그게 진리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강 대표는 ‘팀’에 대해 이야기했다. 왓챠 창업시절부터 함께 했던 10명 남짓한 동료들과의 팀플레이를 통해 에이블리 성공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구성원 개개인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서로에 대해서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회사를 만들려면 스포츠맨십을 가진 사람들이 팀플레이의 멤버가 돼서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봐요. 지금 저의 가장 큰 관심사는 그래서 ‘채용’입니다.”

에이블리는 올해 상반기 꾸준히 채용을 이어가 종업원 수 200명을 넘어섰다. 하반기에도 100명 가량 추가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에이블리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경쟁 플랫폼인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은 지난달 카카오에 인수됐고, ‘브랜디’는 네이버가 지분 투자를 했다. 그래서 에이블리는 ‘마지막 남은 진주’라고도 언급된다.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감사한 일이죠. 저희가 가는 방향에서 중요한 게 뭔 지를 열심히 고민하고 있어요. 지금은 믿고 투자해주신 투자자들을 만나서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M&A나 상장 계획도 있느냐고 물었다. 대개 이런 질문은 부드럽게 피해가기 마련인데 강 대표는 의외로 “그렇다”고 즉답했다. “구성원들에게 가장 좋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수든, 투자든, 상장이든 에이블리를 위한 길을 가려고 합니다.”

5년 뒤 에이블리가 어떤 모습이길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강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유튜브, 앱스토어, 에이블리가 함께 거론되면 좋겠어요. 소비자들이 앱스토어에서 앱을, 유튜브에서 영상을, 에이블리에서 취향에 맞는 제품을 궁금해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