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후 배터리 시장’ 점령 나선 완성차 업계

2050년 폐배터리시장 600조
‘재활용’은 코발트·리튬 등 추출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수명이 끝난 배터리에 새 생명을 불어넣기 위한 방법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터리 개발뿐만 아니라 회수된 ‘사용 후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 역시 중요해졌다.

사용 후 배터리는 ‘재사용 배터리’와 ‘재활용 배터리’로 나뉜다. 신품 대비 성능이 70% 이상인 배터리는 소형기기에 재사용된다. 재사용이 어려운 배터리는 코발트, 니켈, 리튬 등 원재료만 추출하는 방식으로 재활용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5일 글로벌 안전인증 기업인 UL과 함께 재사용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SLBESS)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전략적 협업(MOU)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SLBESS 개발 초기 단계부터 특정 제품의 안전성까지 엄격하게 검증하겠다는 구상이다. OCI, 한국수력원자력, 한화큐셀 등 에너지 업체와 벌여온 에너지저장장치(ESS) 재사용 실증 사업에 이은 것이다.

이 실증 사업은 울산공장 태양광 발전소에서 만든 전력과 회수된 전기차 배터리에서 나온 에너지를 모두 ESS에 저장한 뒤 외부 전력망에 공급하는 친환경 발전소 형태로 운영된다. 현대차 측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모두 규격이 표준화돼 있어 재사용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사용 후 배터리에 있는 원재료를 추출하는 재활용 사업도 활발하다. 제너럴모터스(GM)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인 엘티엄셀즈를 통해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사이클’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체결했다. 폭스바겐도 지난 2월 독일에 처음으로 연간 3600개의 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는 공장을 열었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최초로 특허를 받은 ‘플랫폼 용기’로 누전 없이 폐배터리를 안전하게 운송하는 능력을 검증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가 다 쓴 배터리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높은 시장 성장 가능성이 자리한다. 에너지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은 2050년에 6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친환경차라며 전기차를 앞세우는 업계에 폐배터리 처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라는 좋은 명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배터리는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인 데다 원재료인 리튬이나 니켈 등은 유독 물질로 분류돼 땅에 매립할 수도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에 함유된 유가 금속은 특정 국가에 매장량이 한정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공급 불안정, 가격 변동 위험 등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촉망받는다는 의미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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