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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지역·개척교회·젊은 여성 목사… 3가지 편견 이겨냈죠”

기성 작은교회 목회 수기 공모전서 최우수상 받은 조순미 목사

조순미 올리브나무교회 목사가 지난 23일 인천 부평구 교회 카페에서 만든 음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교회는 카페 수익금 전액을 어르신들을 위한 반찬 봉사 사역에 사용하고 있다. 인천=신석현 인턴기자

“교회 개척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 알았으면 더 일찍 할 걸 그랬어요.”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재개발지역, 전체 성도수 60명 남짓인 교회 목회자가 할 이야기 같지 않았다. 그것도 담임 목회에 제약을 받기 쉬운 젊은 여성 목사의 입에서 말이다. 올리브나무교회 조순미(47) 목사에게는 장애물을 넘어서 하나님만 바라보는 행복이 있었다. 그를 지난 23일 교회에서 만났다.

20년 동안 전도사로 사역하던 조 목사는 2018년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지형은 목사)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올리브나무교회를 개척했다. 난치병을 앓고 있는 큰아이를 키우면서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을 위해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응답을 받은 게 올리브나무교회였다.

조 목사의 마음이 지역에도 전해졌는지 교회에는 유독 한부모가정, 이혼가정, 홀로 사는 어르신 등 상처받은 이들이 많이 찾아왔다. 한부모가정 아이들 6명에게 매월 장학금을 지급하고, 어르신 50명에겐 반찬을 만들어 드렸다. 교육관으로 빌려 쓰던 교회 근처 카페를 인수해 지역 사랑방으로 꾸몄다. 지난 3월부터는 투병하던 엄마를 잃고 의지할 곳이 없게 된 두 아이의 부모 역할까지 하고 있다.

“전도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값없이 흘려보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이제 아이들은 아무 때나 교회에 와서 놀고, 할머니들은 꽃도 놓고 가세요. 교회와 지역이 한 가족이 된 거죠.”

사역의 열매로 조 목사는 기성 총회 산하 본교회(조영진 목사)와 한국성결신문이 주최한 ‘2021 작은교회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섬김의 자리마다 한걸음에 달려온 성도들 덕분”이라며 모든 공을 돌렸다.

성도 대다수는 마음에 상처를 입고 교회에 왔다가 회복한 후, 다른 사람을 돕는 일로 그 고마움을 갚아나가고 있다. 성도들은 조 목사를 엄마처럼, 담임 선생님처럼 여긴다. 조 목사도 여성 목사라는 한계는 없다고 강조했다.

“남자 목사에게 할 수 없는 속 이야기들을 저에게는 털어놓더라고요. 부부나 자녀 문제, 성이나 우울증 고민까지 편하게 이야기해요. 저도 성도들과 밤새 통화할 수 있고 심방 갔다가 자고 올 수도 있어요. 아내가 변하면 남편도 변하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교회에 출석하는 은혜가 나타나요.”

재개발지역은 성도가 모이기 어렵다는 선입견, 개척교회는 힘들고 가난하다는 고정관념, 그리고 여성 목사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목회를 할 수 없다는 편견까지 조 목사는 이겨냈다. 그의 꿈은 목회 마지막까지 하나님이 주신 비전인 ‘아름답고 영광스럽게’ 사역하는 것이다.

“올리브나무가 식용으로, 비누로, 약으로, 기름으로 아낌없이 쓰이잖아요. 올리브나무교회가 사람을 먹이고, 씻기고, 치유하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성도들 덕에 섬김의 기쁨을 누리는 저는 행복한 목사입니다.”

인천=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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