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친모, 상속세 안 낸다고?… ‘구멍 난 세법’ 뒤늦게 개정

국세법에 상속인 범주 포함 안돼
유류분에 대한 稅부과 근거 없어
법 개정했지만 소급적용 힘들 듯


가수 고(故) 구하라씨의 친모는 소송을 통해 구씨가 남긴 상속재산 40%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았다. 상속재산이기 때문에 권리분만큼의 상속세가 발생했을 거라는 인식이 상식이었다. 하지만 현행법으로는 구씨 친모에게서 상속세를 걷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뒤늦게 정부가 상속재산의 일부인 ‘유류분’ 상속자에게 상속세를 부과하는 개정안을 냈지만 소급적용이 어려워 구씨 친모는 해당이 안될 것으로 보인다. 상속재산 분쟁으로 상처 입은 구씨 유족들이 세금 문제에서까지 피해를 봤을 개연성이 높다.

국세기본법 조항의 허점이 불러 온 상황이다. 상속세는 상속재산이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다. 구씨 사례의 경우 사망 시점인 2019년 11월 기준 상속인들에게 납세의 의무가 부과된다. 당시만 해도 상속인은 직계인 구씨 부친과 구씨의 오빠 2명이었다. 친모는 상속인 범주에 포함되지 않았다. 20여년간 연락을 끊고 떨어져 지냈기 때문이다. 친모가 상속인 자격을 얻게 된 것은 법원 판결이 나온 지난해 12월이다. 친모는 2019년 11월 딸의 장례식장을 찾아 본인 몫의 유산 상속을 요구했고 친오빠가 이런 요구가 부당하다며 재산분할심판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법원은 친모의 유산 상속분을 40%로 규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결국 친모는 딸이 사망한 후 13개월이 지난 뒤 상속세를 내야 할 의무가 발생했다. 그런데 국세기본법에는 상속세 부과시 유류분 상속재산에 대한 규정이 없었다. 정부는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뒤늦게나마 법 개정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26일 발표한 2021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국세기본법 상 납세 의무 범위를 조정했다. 상속자, 수유자(유언장에 따라 상속을 받는 이)외에 구씨 친모처럼 권리를 주장해 ‘유류분’을 가져가게 된 상속인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을 더했다. 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불합리한 일들이 바뀌게 된다. 이미 상속세를 낸 경우라도 국세청에 상속세를 바로잡아 달라는 ‘경정청구’를 하면 상속세 조정이 가능하다. 기재부에 따르면 상속세의 경우 경정청구기간이 최대 5년인 만큼 법정 판결이 나온 이후 상속세를 조정하는 데도 무리가 없다.

다만 이 법을 구씨 유족과 친모 사례에 적용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세법개정안은 법 시행일을 2022년 1월 1일부터로 규정했다. 이 시기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27일 “구씨 사례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소급적용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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