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튬인산철’에 맞설 K배터리 ‘하이니켈’ 다음 주자는?

중국 추격전 나선 K배터리
中, 가격 경쟁력 LFP 배터리 주력
韓,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 총력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배터리 성능 개선과 더불어 안전성, 경제성 등을 위한 차기 배터리 기술 확보가 전 세계 배터리 업체들의 주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중국 배터리 업계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가격과 안전성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반면, 한국 배터리 업계는 하이니켈 계열 배터리의 성능과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력하는 양상이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LiB)에 대한 수요는 올해 269GWh에서 2030년 연간 2.6TWh로 10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양극재는 코발트, 니켈, 리튬, 망간, 알루미늄, 철 등 금속 성분으로 구성된다.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이 높아질수록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향상돼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늘지만, 화학적으로 덜 안정적인 탓에 열에 의한 폭발 위험도 커져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도 차기 배터리 기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가격 하락세에 있던 리튬은 3년 만에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코발트 가격은 지난 분기 약 57% 급등했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비싼 코발트 함유량을 줄이면서도 성능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게 업계의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중국과 한국 업계도 차기 배터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은 대표적으로 양극재에 리튬인산철을 사용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다. LFP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하이니켈계열 배터리보다 30%가량 뒤처진다. 그러나 비싼 코발트를 쓰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고, 양산 역사가 길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다는 점에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LFP배터리의 전기차 탑재율은 38%에 달해 전년도 33%보다 증가했다. 애플도 개발 중인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에 CATL, BYD의 LFP배터리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3년간 전기차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하면서 LFP배터리가 가격 경쟁력 면에서 더욱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 업계도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CATL은 LFP에 망간(Mn)을 추가한 LFMP 양극재를 탑재한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FP에 망간을 추가하면 가격도 다소 상승하나, 기존 국내 업체의 NCM 배터리 등보다는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배터리 3사가 주력하는 배터리는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계열(NCMA, NCM, NCA) 배터리다. 니켈 함량이 높아질수록 에너지 밀도가 훨씬 높아져 전기차 주행거리와 출력도 향상될 수 있다. 가령 테슬라의 모델3 중국 출시 모델 중 CATL의 LFP배터리를 탑재한 저가 모델의 주행거리는 400㎞에 불과한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퍼포먼스 모델은 500㎞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니켈 함량을 높인 고밀도 배터리는 화학적 조성이 안정적이지 않은 탓에 안전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에 한국 업체들은 우선 하이니켈 계열 배터리의 니켈 함량을 높이는 동시에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니켈 함량을 높일수록 성능이 향상되며, 가격 면에서도 니켈이 코발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탓에 배터리 원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삼성SDI는 니켈 함량 88% 이상의 하이니켈 기술이 적용된 젠5(Gen.5·5세대) 배터리 양산을 앞두고 있다. 한 번 충전에 6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오는 하반기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 비중을 약 90%까지 높인 NCM9 배터리를 내년부터 양산해 포드에 납품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에 값싼 알루미늄(Al)을 추가한 ‘NCMA’ 배터리 기술을 업계 최초로 확보해 올 하반기에 양산할 계획이다. NCMA 배터리는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이 89~90%에 달하고 코발트는 5% 이하다. 알루미늄은 t당 1500달러 수준으로, t당 3만 달러 수준인 코발트 대비 20배가량 저렴해 가격경쟁력도 높였다. 출력 성능도 개선돼 트럭 등 차세대 전기차에도 적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성능 향상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양극재 구성을 변경하는 것과 동시에 전고체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물질로 대체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이 2배 가량 늘어나고 폭발 위험이 없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SDI는 2027년 이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LG에너지솔루션도 2028∼2030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글·사진=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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