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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MZ세대와 여행

남호철 문화스포츠레저부 선임기자


‘빠이팅(파이팅).’ 2020 도쿄올림픽 양궁장에서 남자 양궁 대표팀 막내인 김제덕 선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혼성 단체전부터 남자 단체전 경기까지 우렁찬 목소리로 포효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과거 고요하기만 했던 양궁장과는 확연히 달랐다. 심한 압박감을 받는 상황에서도 연신 기합을 넣으며 당당함을 이어갔다. 실력 없이 소리만 지르는 게 아니었다. 재능과 정신력을 겸비했다. 개인전에서는 탈락했지만 올림픽 첫 무대에서 2관왕의 금자탑을 쌓았다.

김 선수는 MZ세대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한다. 기존 관념이나 역사적 굴레에 속박되는 정도가 덜하다. 자기 소신을 당차게 밝히면서 소통에 적극적이다. 직접 경험하는 것을 즐기며 새로움을 추구한다. 이색적이고 흥미로운 것에는 아낌없는 지지를 보낸다. 생각이 맞으면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다. 이념보다 실리를 따지고 조직에 대한 소속감보다 개인의 정체성을 중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공정과 관련된 이슈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입시나 취업과 직결된 불공정 이슈에 더욱 예민하다.

‘하기 싫은 것은 안 한다’는 의식이 강한 MZ세대는 여행에서도 남다르다. 휴식을 선호하는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와 달리 SNS에서 잘 알려진 이색거리나 해변 등 ‘멀어도 좋은 여행지’를 주로 방문한다.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여행객의 이동 행태를 분석한 ‘빅데이터에 남겨진 세대별 여행기록’을 보면 MZ세대는 생활권 밖으로의 이동이 다른 세대에 비해 많았다. 서울 종로구 서촌, 경기 용인 보정동 카페거리와 수원 나혜석 거리, 부산 부평깡통시장, 강원 강릉 안목해변 등이 MZ세대가 선호하는 여행지에 올랐다.

이들은 단체가 아닌 개별 여행 중심의 패턴을 보인다.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홀로 또는 커플끼리 여행을 즐기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등산이나 트레킹을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코로나가 끝나면 뭘 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MZ세대 90%가 ‘여행을 떠나겠다’고 답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의 매력을 발굴하고 접경 지방자치단체 연계 관광상품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DMZ 연계관광 시범상품 운영 공모전’도 진행했다. 이 공모전은 MZ세대를 겨냥한 상품 발굴에 초점이 맞춰졌다. 안보·생태 등 기존에 잘 알려진 DMZ 평화관광 콘텐츠 이외의 새롭고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를 발굴함으로써 중장년층을 넘어선 MZ세대의 신규 관광 수요를 창출해 DMZ 접경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관광공사는 또 에어비앤비와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MZ세대 외국인 여행객 유치에 나섰다. 에어비앤비 체험 페이지에 한국관광 랜선여행 특집 페이지가 만들어지고 방한 랜선여행 100선 상품이 집중 홍보된다. 하나투어는 국내 여행업계 최초로 e스포츠팀 담원 기아와의 브랜드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담원 기아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브랜드에 접목해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MZ세대와의 소통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MZ세대는 여행 트렌드 리더로 부상했다. 스토리가 있으며 인생샷이 될 여행지를 선호한다. 기존에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을 표현하던 ‘핫플레이스(hot place)’보다 ‘최초’나 ‘최신’을 경험할 수 있는 ‘힙플레이스(hip place)’를 찾는 경향이 크다. 트렌드에 뒤처지면 낙오할 수밖에 없다.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여행 코스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남호철 문화스포츠레저부 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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