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에게 간 이식해준 목회자

강병철 초대교회 목사, 작년 심방 중 간경화서 간암 악화된 성도 사연 듣고 기도 중 공여 결심

강병철(오른쪽) 목사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A집사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강 목사 제공

교인에게 자신의 간 70%를 떼어준 담임목사가 있다. 주인공은 강병철 서울 동작구 초대교회 목사로 이식 수술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됐다.

강 목사는 2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식받은 A집사님도 회복이 빨라 곧 퇴원하신다”며 “간을 이식해 줄 만큼 건강한 것도 감사하고 기증받은 집사님도 회복이 빨라 더욱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 목사가 A집사의 사정을 들은 건 지난해 11월 심방을 하면서였다. 간경화가 악화하면서 간암이 됐고 이식을 해야 하는데 공여자를 만나는 게 힘들다는 걸 알았다. 가족들도 이식이 어렵다는 판정을 받은 뒤였다.

심방을 마친 뒤에도 계속 마음이 쓰였다고 했다. 강 목사는 “기도 중 ‘네가 주라’는 기도 응답을 받았다”며 “가족들과 상의한 뒤 집사님께도 알렸다. 기증하기로 한 뒤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고 밝혔다.

A집사는 절대 받을 수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오히려 강 목사 내외가 위로하며 설득하기 시작했다. 강 목사는 “목사는 영적 아버지인데 어찌 영적 자녀의 아픔을 알고도 가만히 있을 수 있겠냐”며 “하나님이 주신 마음에 순종하는 게 목사의 사명이니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눈물의 대화 끝에 기증을 받기로 했지만, 더 큰 난관이 시작됐다.

병원윤리위원회는 둘의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사진과 금전적인 관계가 없다는 걸 증빙하는 각종 서류, 기증자의 진술문을 요구했고 수차례 심층 인터뷰도 했다. 타인 장기기증의 경우 기증을 가장한 장기매매를 막기 위해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거친다.

A집사는 “미안해서 안 받으려 했지만 목사님의 진심을 안 뒤 받기로 했다”며 “더 큰 사랑을 베풀며 살겠다”는 내용의 글을 제출했다. 병원윤리위원회는 지난 6월 간 이식을 최종 승인했다.

강 목사는 최적의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1월부터 매일 1만5000보를 걸었다. 보통 현충원을 걸었지만 코로나19로 출입이 어려워지자 교회 옥상을 수백 바퀴 돌았고 결국 7㎏을 감량했다.

강 목사는 이 일을 통해 교회 공동체가 사랑의 의미를 깨달은 게 기쁘다고 했다. 그는 “교인들이 마음을 모아 수술을 위해 기도하는 과정에서 사랑의 참 의미를 깨달으며 사랑이 넘치는 교회가 됐다”며 “앞으로도 눈물로 기도하며 서로 위로하는 사랑의 공동체로 성장해 가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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