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에 노인 8명 모였다고 벌금 100만원이라니…”

제천 미자립 농촌교회 목회자들의 호소

박영석(오른쪽) 정광교회 목사와 김동기 신리교회 목사가 1일 충북 제천 청풍면 신리교회에서 지난해 12월 8명이 예배드렸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받게 된 사연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자 충북 제천시장은 유독 교회에 대해서만 전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제천시기독교연합회가 반발하자 시장은 대면예배 인원을 5명 이내로 제한했다.

제천 신리교회와 정광교회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미자립 농촌교회였다. 사건은 12월 20일 주일예배 때 발생했다. 박영석(79) 정광교회 목사는 어르신 4명과 오전 11시 대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15분 뒤 평소 출석을 하지 않던 어르신 3명이 교회를 찾았다. 면사무소 직원이 이 상황을 목격했고 8명이 예배를 드렸다며 시청에 보고했다.

박 목사는 “눈이 많이 내리던 날이라 어르신께 교회 밖에 있으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헌금이라고 해봐야 3000원, 5000원을 낸다. 사례비로 월 30만원을 받는데, 유튜브 방송 장비는 꿈도 못 꾼다”고 했다.

신리교회 상황도 비슷했다. 김동기(60) 신리교회 목사는 “전체 성도 15명 중 휴대전화가 없는 70·80대가 대부분이며, 그나마 휴대전화를 가진 분도 폴더형이어서 유튜브 시청은 먼 나라 얘기”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결국 주일 대면예배밖에 방법이 없는데, 8명이 예배를 드리다가 면사무소 직원에게 적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리교회 전경.

제천시장도 무리하다고 판단했는지 중간에 고발을 취하했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정상참작 없이 약식기소했으며, 청주지법 제천지원은 지난 4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두 목회자에게 각각 100만원의 벌금형 약식명령을 내렸다. ‘범죄사실’은 “신도 8명이 참석한 대면예배를 실시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비수도권은 2단계 상황에 있었다. 예배당 수용인원의 20%만 대면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2.5단계가 되면 비대면예배(20명 이내 참석 가능)로 전환되는 시절이다.

김 목사는 “전교인 15명이 교회에 오더라도 거리두기가 최소 3m는 유지된다”면서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손 소독, 출입자 명단 작성도 철저하게 지켰다. 교회만 5명으로 제한한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박 목사도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전국 모든 교회의 예배 인원을 19명으로 통제해야 한다면 전국 모든 스타벅스는 문 닫고 비대면 주문만 받아야 한다. 확진자가 발생한 현대백화점도 온라인 쇼핑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예배회복을위한자유시민연대(예자연)의 도움을 받아 법원의 벌금형 약식명령이 부당하다며 정식재판 청구를 해서 형사 1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소송을 대리하는 정선미 변호사는 “제천시의 행정지침은 교회에만 해당되는 것이었다. 만약 두 교회가 사찰이나 성당이었다면 고발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23일 충북도지사는 교회의 대면예배 인원을 20명으로 늘렸다. 사건 발생 3일 만에 예배 가능 인원이 4배 늘어난 것이다. 선고는 오는 19일이다.

제천=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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