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대학생된 느낌” 건국대-세종대의 ‘광진구 점령전’

비대면 경기·댓글 응원전 큰 호응


코로나19로 2년째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면서 캠퍼스 생활을 즐기지 못한 대학생들 사이에서 최근 ‘건국대와 세종대의 온라인 대항전’이 화제가 됐다. ‘코로나 학번’ 대학생들의 소속감에 대한 갈증을 7월초부터 이어진 두 학교의 대항전이 일정 부분 해소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세종대와 건국대 총동아리연합회 소속 18~21학번 9명은 ‘광진구점령전’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대항전을 기획했다. 두 학교가 위치한 광진구의 동(洞)마다 종목을 지정하고 이기는 학교가 해당 동네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재미를 위한 ‘가짜 점령’이다. 더 많은 동을 점령한 학교가 최종 승리를 차지한다. 코로나19 탓에 축제 한번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점이 아쉬웠던 세종대 학생들이 먼저 대항전 개최를 제안했고 건국대 측도 호응했다.

당초에는 이들 참가자가 E-스포츠, 프로그래밍, 힙합 디스전(랩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 등 비대면 종목과 농구·풋살·탁구·야구·테니스 등 대면 종목을 포함해 대항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비대면 종목만 경기를 치렀다.

세종대는 지난 12일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 경기에서 승리해 광진구 광장동을 차지했고, 건국대는 지난 22~25일 유튜브로 진행된 랩 배틀에서 승리해 중곡4동을 점령했다. 두 학교가 위치한 화양동과 군자동은 ‘비무장지대’로 지정돼 두 학교 서예, 만화, 천체관측 동아리 등이 합동 전시회를 열었다.

대항전을 기획한 김양진(22) 세종대 총동아리연합회장은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학생으로서 즐길 만한 콘텐츠가 없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학우들이 대항전을 신선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행사를 기획했을 때는 동아리들조차 반응이 시큰둥했다고 한다. 지난 5월부터 2개월여 주최 측이 설득한 끝에 두 학교에서 총 25개 동아리의 참여를 끌어냈다. 김 회장은 “동아리에 가입돼있지 않아 대항전에 직접 참가하지 못한 학생들도 게시판에 댓글을 달며 호응해줬다”며 “이번 행사가 대학 소속감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학 생활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결여된 빈 공간을 채워주면서 대학 구성원으로서의 공동체 의식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호응을 끌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광진구점령전은 지난 25일 힙합 디스전을 끝으로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두 학교는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학생들의 백신 접종률 등을 고려해 10~11월쯤 광진구점령전 시즌 2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시즌 2는 대면 종목들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9월 말에도 세종대와 동국대, 홍익대, 명지대, 한국외대, 국민대, 서울시립대의 7개 대학 동아리들이 함께하는 행사가 기획 중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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