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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게 되네’ 우상혁 올림픽 대기록에 한국이 들썩

육상계 “감동, 희망을 봤다” 환호
이진택 “정신력 나보다 한 수 위”
윤종형 감독 “상혁인 연습벌레”

우상혁이 지난 1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7을 1차시기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도쿄=김지훈 기자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 24년 만에 2m35를 뛰어넘으며 남자 높이뛰기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고 올림픽 육상 필드·트랙 종목에서 4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자 한국 육상계는 “꿈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환호했다.

우상혁의 소속팀인 서천군청 이상동(59) 감독은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 기록 경신에 중점을 두고 훈련해 왔다”며 “24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세워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우상혁이 출전한 높이뛰기 결승이 끝난 이후 80여통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지인들과 육상계 원로들은 우상혁의 선전을 축하하며 “결승전을 보고 감동받았다” “희망을 봤다”는 말을 전했다.

종전 한국 기록 2m34를 24년간 보유했던 이진택(49) 대구교대 교수도 후배의 선전을 기뻐했다. 그는 “저도 올림픽 나가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겨나는 하루였다”며 “우상혁이야말로 올림픽의 영웅”이라며 치켜세웠다. 자신의 기록을 우상혁이 깬 것을 두고 “2m35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는데 넘는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아 내 기록이 드디어 깨지는구나’ 했다”며 “좋은 후배가 나온 덕에 제 기록이 더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육상국가대표 주니어감독이었던 10여년 전에 중학교 3학년 우상혁을 만났다. 그는 “경기가 끝났는데 2등한 애가 울고 있었다. 5분 정도 지켜봤는데 인상 깊은 울음이었다. 억울해서 우는 게 아니라 안타깝고, 더 잘할 수 있는데 못했다는 진정성 있는 울음이었다”며 “그걸 보고 이 친구를 뽑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감독 추천으로 우상혁을 국가대표팀에 승선시켰다.

이 교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우상혁이 보여준 정신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우상혁이 경기 중 웃음을 많이 지었다”며 “마음에 웃을 여유가 없었을 텐데 멘털 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보다 한 수 위라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상혁의 올림픽 4위를 계기로 한국 육상이 도약의 계기를 맞이했다고 봤다. 이 교수는 “우리 지도자들이 잘 이끌어주고 선수들이 강하게 훈련하며 자기관리를 잘한다면 언제든 세계의 벽을 뚫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혁의 은사 윤종형(62) 대전 신일여고 육상부 감독은 우상혁의 선전을 ‘집념의 결과’라고 표현했다. 그는 “진천선수촌에 있을 때부터 자신이 직접 쓴 ‘2m35’라는 글귀를 머리맡에 놓고 잠을 잘 정도였다”며 “기록 향상에 대한 간절함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우상혁이 초등학생 시절 높이뛰기를 처음 권유했던 윤 감독은 우상혁을 ‘연습벌레’로 불렀다. 늦게까지 훈련에 매진하면서 높은 성적을 내려는 의지가 대단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연습벌레를 본 적이 없다”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가 대회에서 드러난 것 같다”고 말했다.

허경구 권중혁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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