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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시론] 올림픽의 영적 의미

유장춘 (한동대 교수·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도쿄올림픽의 폐막이 다가오고 있다. 유례없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관중 없는 경기가 되기도 했지만 올림픽 소식은 여전히 보고 듣는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과 설렘을 자아내고 있다. 역시 올림픽은 참가 선수들의 피와 땀이 얼룩진 노력의 결정체였기에 숱한 이야기와 뉴스거리를 퍼뜨리며 한동안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화려한 게임과 짜릿한 승리, 금·은·동 메달의 매혹적인 색깔과 다채로운 퍼포먼스가 난무하는 올림픽 시즌을 지내는 동안 문득 우리 그리스도인은 그렇게 마냥 즐길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섹스(Sex), 스포츠(Sports), 스크린(Screen)으로 구성된 소위 3S 정책의 단순한 희생자가 돼서는 안 된다. 그 화려한 모습 이면에는 정치·경제적 논리가 작용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존재한다. 지나친 상업주의, 국가주의, 정치이념, 경쟁과 독점, 더 나아가 상대를 향한 비하와 거친 독설까지 함께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시즌이 되면 우리는 88서울올림픽 성화 봉송 길가의 급하게 철거된 빈민가에서 발생한 대량의 난민을 기억해야 한다. “제 목표량은 시간당 바지 120벌입니다. 평일에는 960벌을 꿰맵니다. 목표를 채우기 위해 화장실 가는 것도 참습니다. 화장실에 가려면 감독관의 도장을 받아야만 합니다. 초과 근무를 모두 하면 월급은 60~65달러가 됩니다.” 고향을 떠나 프놈펜에서 아디다스 옷을 바느질하는 25살 된 한 캄보디아 여성 의류 노동자의 고백을 우리는 들어야 한다. 우리는 도쿄의 화려한 주경기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과로사했던 노동자, 그리고 선수촌 현장에서 크레인 관련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있었다는 사실도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메달을 따지 못한 수많은 선수의 눈물 어린 패배가 있다는 사실도 당연히 기억해야 한다.

영적인 사람은 화려한 표면에 감춰진 어두운 이면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이다. 바로 그 어두운 곳을 바라보시는 분이 우리 주님이시기 때문이다. 주님과 같은 마음, 같은 생각, 같은 시선을 가지는 것이 영적인 사람들이다. 주님께서는 결과로 얻어진 화려한 메달의 색깔을 바라보시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흘린 땀과 눈물을 바라보실 것이다. 그 최선의 노력보다는 자신이 쓰러뜨린 상대방의 아픔을 헤아리는 연민의 마음을 더 크게 바라보실 것이다. 그 연민의 마음보다는 자신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뜻에 대한 깨달음과 고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실 것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인간은 하나님과 하나 되고 동행한다.

인간으로서의 성장은 그 어떤 삶과 일의 결과보다 중요하다. 올림픽 시합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어떤 성장을 이루었느냐의 문제다. 아무리 금메달을 쟁취했다 해도 인간으로서 아름다움이 모자랐다면 그는 사실상 패배자다. 올림픽 경기를 통해 자신의 연약함과 한계를 깨닫고 진정한 겸손에 이르렀다면, 그리고 그 겸손을 품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사랑을 고백할 수 있게 됐다면 그는 진정한 올림픽의 챔피언이라 인정받게 될 것이다.

영원한 것만 가치가 있다. 온 우주라도 영원한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장난감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영원하신 하나님의 마음에 담긴 것만 영원히 보존될 것이다. “내 제자라는 이유로 그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대접하는 사람은 반드시 상을 받을 것이다.”(마 10:42) 우리의 삶은 유한하고 지나가는 것이지만 영원한 가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존엄하다. 올림픽에 금메달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긴 인류를 향한 진정한 사랑이 중요할 뿐이다.

유장춘 (한동대 교수·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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