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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근의 세금이야기] 中企 세무조사 부담 줄이려면 성실신고 확인제 확대 시행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업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중소기업인은 검찰 조사보다 국세청 세무조사가 더 힘들다고 한다.”

지난 6월 15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김대지 국세청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세무조사 최소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언급한 말이다. 덧붙여 “납세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세무조사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조사 담당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조사 기간을 연장하거나 과다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며 세무조사 결과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고 일방적으로 결정세액을 통보하는 경우도 있어 조세 불복이 발생한다고까지 하소연한다. 심지어 세무조사를 받으면 무조건 추징 세액실적을 낼 수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불평을 토로한다”고 했다.

여기에다 중소기업인들이 크게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은 불확실한 세무조사 시기라고 한다. 기왕 세무조사를 할 바에는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하면 좋을 텐데 대부분 몇 년이 지난 후 세무조사를 받게 돼 이로 인한 불성실 신고납부가산세와 같은 추가 세금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듯 중소기업인들은 국세청 세무조사에 대해 매우 민감해 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중기중앙회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2020년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 세정실태조사’에서 절반가량(46.2%)의 중소기업인들이 세무조사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김대지 국세청장은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대폭 받아들이겠다고 했으며, 국세청이 지금껏 추진해 오고 있는 중소기업인을 위한 각종 세정지원책도 함께 알려줬다고 한다. 우선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과 전년에 비해 매출액이 급감한 개인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는 면제 또는 유예시켰다고 해서 많은 중소기업인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국세청은 비단 이번 간담회 자리가 아니더라도 지금껏 나라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세무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참에 국세청에서 매년 실시하는 개인사업자나 법인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는 어느 정도일까를 살펴보자. 지난해 국세청에서 공식 발표한 ‘2019년 세무조사 관련 통계자료’를 보면 개인사업자의 경우 전체 소득세 신고사업자 691만여명 중 불과 0.067%에 해당하는 4662명에 대해, 법인사업자는 81만6000개 전체 가동법인 중 0.56%에 해당하는 4602개 법인에 대해 세무조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법인사업자 공히 100명 중 1명도 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마저 개인사업자 조사 대상의 경우 2016년도 4985명에서 2017년 4911명, 2018년 4774명으로 해가 갈수록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세금을 거둬들여야 하는 국고주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국세청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세법에 따라 엄격하게 세원을 관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한 조사 공무원들은 세무조사를 자칫 소홀히 할 경우 향후 부실 과세로 인해 자신들에게 야기될 신상 문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부득이하게 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사 기간을 연장하거나 다소 무리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현상은 마치 동전의 양면 같아 보이는데 마땅한 대안은 없을까.

본래 세무조사란 그 지향점이 성실신고에 있다. 이를 위해 현행 국세청의 세무조사 기능을 국세공직자와 전문조력단체가 나눠 짊어지자는 게 필자의 짧은 소견이다. 그래서 세무법령 지식이 별로인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는 전문조력단체가 검증하도록 해 그들 스스로 성실신고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바꿔줬으면 한다.

다행히 조세 당국의 특별 배려(?)로 2011년 처음 시행된 의사, 변호사와 같은 고소득 전문직과 제조업, 광업, 도소매업 등에 대한 ‘성실신고 확인제’가 그 좋은 예인 것 같다. 업종별로 연간 매출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고소득 전문직 등의 개인사업자가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는 세무사 등 세무대리인으로부터 장부 기장 내용의 정확성 여부를 비롯해 매출 누락 여부, 소득 탈루 여부 등을 검증 확인받아 신고토록 해 추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정기 세무조사를 면제받는 사전 세무검증의 일종이다. 아울러 이들 세무대리인에게도 다소간의 은전 혜택을 주되 만약 검증 확인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당해 사업자에게 별도의 가산세를 부과하고 부실 검증한 세무사 등에게는 별도의 징계를 받도록 해 시스템에 의한 성실신고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 결과 매년 성실신고 확인 대상자는 계속 늘어 2019년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때는 전체 확정 신고자 747만여명 중 21만3000여명에 달했다. 그 대신 평소 이들에 대한 세원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국세공직자에게는 조사 기능을 보다 전문화해 대법인을 비롯한 조세범칙 혐의자에 대해 조사 역량을 더 집중케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거듭된 이야기지만 국세청은 해를 거듭할수록 중소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최소화해 나가면서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우려와 애로를 타개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눈높이로 볼 때는 아직도 미흡하다고 느끼는 분위기다. 앞으로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일정 요건을 갖춘 세무법인 등으로 하여금 매년 신고가 끝나면 바로 신고 내용의 적정성을 엄격한 잣대로 검증해 탈루 세금이 있으면 별도의 불성실 신고납부가산세 추가 부담 없이 납부할 세액을 내게 했으면 한다. 아울러 검증 결과를 ‘인증샷’으로 당해 중소기업들에 통보해 줌으로써 이들로 하여금 성실신고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주고 기업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어떨까.

조용근 사외 논설위원·전 한국세무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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