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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대사업자 혜택 폐지 없던 일로… 정책 헛발질 그만해야

정부와 여당이 등록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없애려 했다가 다시 현행 유지로 방향을 튼 것은 옳은 결정이다. 애초에 임대사업자를 집값 폭등의 원흉으로 몰아 기존 혜택을 뺏으려 한 게 잘못이기 때문이다. 이번처럼 어떤 부동산 정책을 불쑥 내놨다가 반발이 크다 싶으면 없던 일로 하는 경우가 요즘 잦다. 정책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확신이 없어서 갈팡질팡하는 것일 테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정은 임대사업자의 양도소득세 혜택을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의무임대기간을 채운 임대사업자에 대해 등록 말소 후 6개월 안에 집을 팔아야만 양도세 중과를 면제해주려던 방침을 접고 무기한 중과 면제라는 현행 방식으로 선회한 것이다.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는 양도세 혜택 때문에 임대사업자들이 등록 말소 후에도 주택 매물을 안 내놓는 상황이라고 보고 혜택을 폐지하려 했었다. 그러나 임대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세고, 정책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이 잇따르자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악화된 부동산 민심을 내년 선거를 앞두고 더 들쑤시지 않으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부동산 관련 정책을 발표한 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번복한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민주당은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이 새 아파트 분양권을 받으려면 2년간 실거주하도록 한 규제를 지난달 전면 백지화했다. 지난해 이 규제가 발표된 뒤 전셋값이 비교적 싼 노후아파트에 살던 세입자들이 집주인의 입주로 밀려나는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은 최근 임대차법을 보완한다며 신규 임대차 계약에 대해서도 계약 갱신 때처럼 임대료 인상폭을 제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가 역풍이 일자 당장 추진할 사안은 아니라며 물러섰다.

정책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신중하게 따져본 뒤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질러놓고 보자는 식이다. 정책이 잘못됐다는 비판을 묵살하지 않고 번복을 택하는 건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매번 오락가락하며 헛발질을 한다면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고 시장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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