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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포럼] 포용과 혁신의 융합이 기적을 만든다

성경륭 농산어촌유토피아특위 위원장·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대통령 선거는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한국사회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의 파악, 고통을 당하는 사회경제 집단의 확인, 주요 갈등 관계의 당사자와 쟁점 이해, 한국사회의 상승 요인과 하강 요인 발견 등이 모두 선거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거 과정을 통해 국가 발전의 핵심 과제가 설정되고 국민이 원하는 좋은 미래를 만들어내기 위한 새로운 국정운영 원리가 제대로 정립되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필자는 정치 과정을 통해 포용과 혁신 원리의 상승적 융합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국정 성과 향상과 전 국민적 공유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한다. 포용과 혁신의 원리가 어떻게 결합되는 것이 국가운영 성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가. 이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의 하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경험적 비교 분석을 해보는 것이다.

먼저 개별 국가의 포용성 정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보장지출의 비중으로, 혁신성 정도는 혁신의 투입과 산출 요소를 모두 평가하는 글로벌혁신지수로 측정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이 두 지표를 교차해 네 가지의 국가 유형을 도출할 수 있다. 즉 포용성과 혁신성이 모두 평균보다 낮은 ‘발전국가’, 포용성은 평균보다 낮으나 혁신성이 높은 ‘혁신국가’, 혁신성은 평균보다 낮으나 포용성이 높은 (전통적) ‘복지국가’, 마지막으로 포용성과 혁신성 모두 평균 이상인 ‘포용국가’가 그것이다.

이렇게 구분할 때 발전국가에 속하는 나라(멕시코 칠레 헝가리 등)는 대체로 GDP 대비 조세 비중과 정부 총지출 비중이 낮고 교육 투자 비중이 높으며, 이런 구조 속에서 경제성장률과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여준다. 그러나 불평등과 빈곤율, 사회 갈등, 행복도 등 사회지표의 성과는 매우 저조하다. 국제 기여 활동도 매우 저조하다.

혁신국가 그룹(미국 스위스 한국 등)은 정부의 재정 부담 측면에서 발전국가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그러나 혁신국가는 발전국가보다 교육과 인적개발지수 분야에서 훨씬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바로 이런 노력으로 경제성장과 고용률 증진에 크게 성공해 삶의 만족도와 행복도에서도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반면 혁신에 따른 불평등 확대 등 사회 분야의 성과는 매우 저조하다.

복지국가 그룹(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경우 국가가 많은 재정적 부담을 지고 있으나 경제 및 고용지표의 성과는 낮으며 불평등과 상대빈곤율 등 거의 모든 사회지표에서도 매우 저조한 성과를 보인다. 경제·사회·심리적 측면에서 두루 광범위한 침체 상태에 놓여 있다.

마지막으로 포용국가 그룹(덴마크 독일 스웨덴 등)의 경우 재정 규모는 상당히 큰 편이지만 교육, 인적개발지수, 연구개발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기초해 경제성장과 고용이 매우 활성화돼 있고, 동시에 불평등과 빈곤 등 모든 사회지표에서도 매우 우수한 성과를 보인다. 행복도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그룹은 종합적으로 모든 측면에서 최상의 성과를 보이는 유일한 국가군이다.

이상의 분석에서 우리는 포용성과 혁신성의 두 원리가 모두 높은 수준에서 결합할 때 최고의 국정 성과가 산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대선의 초기 단계에서 여권 후보들은 주로 분배와 복지 중심의 포용 의제를 정책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혁신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야권 후보들은 아직 특별한 제안을 하고 있지는 않으나 아마도 기술, 산업, 성장 등 주로 혁신 의제를 중심으로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진보 세력은 포용 의제로, 보수 세력은 혁신 의제로 정책 노선이 뚜렷하게 갈리는 상황이 지속되면 포용과 혁신의 융합을 통해 고도의 국정 성과에 도달하는 것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OECD 회원국에 대한 비교 분석에서 최고의 국정 성과를 보인 포용국가들은 포용과 혁신의 두 가지 ‘기적의 원리’를 접합해 민주주의, 혁신경제, 사회적 연대, 국민 행복, 국제 평화라는 인류가 희구하는 최고 수준의 공공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도 20대 대선의 개막과 함께 바로 이 기적의 원리를 정립해 국민이 원하는 최고 수준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큰 항해를 시작할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성경륭 농산어촌유토피아특위 위원장·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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