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열심히 하겠다”… 文 “반도체·백신 역할 기대”

재수감된지 207일 만에 가석방
文 “국익 위한 선택으로 봐달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경기도 의왕시의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최현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가석방됐다.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걸어 나왔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면서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자신의 가석방을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있음을 의식한 행동으로 풀이됐다. 또 가석방은 임시로 풀어주는 ‘조건부 석방’이라 취업제한이 적용되는 점도 고려해 언급을 자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는 대기하고 있던 차를 타고 정문을 나온 지 3분여 만에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이 부회장은 출소한 직후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이른 시일 내에 경영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이날 가석방된 이 부회장에게 ‘백신과 반도체 분야의 역할’을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부회장 가석방과 관련해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관련해 여권 일각과 진보 진영의 반발이 이어지자 문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대하는 국민의 의견도 옳은 말씀”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찬반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 부회장 가석방이 결정됐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이 백신 분야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도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화이자 백신 계약 과정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말 모더나의 백신 시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엽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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