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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의 이코노 아웃룩] 델타 확산에 신음하는 아시아… 글로벌 더블딥 진앙지 되나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아시아 지역은 유럽, 미국 등에 비해 감염률이 낮아 방역정책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공적인 방역 성과는 낮은 백신 접종률에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겹치면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전 세계 수출의 42%를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이 코로나 재확산 영향권에서 조기에 벗어나지 못할 경우 그 충격이 공급망 차질을 넘어 중국과 미국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글로벌 경제 이중침체의 진원지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 된 것이다. 특히 내년 3기 주석 취임을 통해 장기집권을 꿈꾸고 있는 중국 시진핑 주석의 알리바바 등 빅테크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등 경제 분야 ‘정풍운동’으로 당분간 아시아 지역 금융시장은 냉각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델타변이 확산에 중국 생산·소비 직격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들어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세계무역기구(WTO)도 최근까지만 해도 이런 추이를 반영해 전세계 교역량이 올해 8%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치를 내놨다.

그러나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는 순식간에 장밋빛을 잿빛으로 바꿔 놓을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해 조기 방역에 성공했던 중국 당국은 베이징 우한 등지에서 델타 변이가 발견되자 대대적인 거리두기 조치에 나섰다. 특히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컨테이너항 닝보-저우샨항에서 노동자가 감염됐다는 소식에 지난 11일 항구의 25%를 전격 폐쇄시켰다. 이 여파로 하루 200척의 컨테이너 화물 처리가 60척 수준으로 70%가량 줄고 전세계 건화물선운임지수(BDI)가 7월 중순이후 10%이상 상승하는 등 컨테이너항 폐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1개월전 선전시의 얀티앤항 폐쇄에 이은 두 번째 조치다.

16일 공개된 중국의 주요 실물경제 지표는 7월중 기상이변에 따른 홍수피해와 반도체 생산 차질에다 델타 변이 확산이 겹친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7월중 소매판매 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은 8.5%로 6월의 12.1%보다 3.6%포인트나 줄었다. 시장 예상치 10.9%에도 훨씬 못미친다. 산업생산 증가율도 8.3%에서 6.4%로 1.9% 포인트 줄었다. 중국 기업들이 비용 상승과 공급 차질로 고전하면서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주춤해졌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동남아발 공급망 충격 어디까지


동남아지역 백신 접종률은 14%로 아프리카 지역 다음으로 최하위권에 머무르면서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치명률은 중남미 지역을 이미 제쳤다. 아세안 국가로 일컬어지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국가들은 생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 5월 55.3으로 50을 넘었던 IHS 마킷 구매자관리지수(PMI)가 두달만인 지난달 13개월만의 최저치인 40.1로 추락했다. 말레이시아는 51.3에서 40.1, 베트남은 53.1에서 45.1로 주저앉았다.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5개국은 수치상으로만 보면 전세계 수출의 5.7%에 불과하지만 경제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 차질을 야기한다는 면에서 최근 사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통계전문기관 나틱시스에 따르면 중국은 데이터처리 장비의 38%와 통신장비의 29%를 각각 이들 5개국에서 수입한다. 미국은 반도체 수입의 절반 가량을 이들 5개국에 의존한다.

한국도 이미 영향의 가시권에 들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산으로 휴대전화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전월초의 19배인 1만6000명대로 늘고, 사망자는 139배로 크게 불어나자 생필품 구매와 의료목적 외에는 국민들의 외출을 금지시켰다. 이에 제품 수출 차질이 우려되자 제조업체 근로자들이 작업장 내에서 숙식을 하며 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특단의 조치까지 동원하고 있다.

김연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코로나 19 확산 영향으로 공급측 병목 현상을 완화시키는 것은 늦춰질 가능성이 있으며 하반기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도 “동남아 국가에서 이런 비상상황이 향후 몇 주 동안 지속된다면 동남아 및 중국 경제에 혼란을 줄 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국가의 수입에도 도미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 이후 해상 화물 운송가격이 350% 이상 높아진 상황에서 동남아 지역발 공급망 충격은 일시적으로 여겨졌던 인플레이션의 재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동기 대비 7월 소비자 물가는 5.4%로 6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인플레 확산세가 진정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중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 증가율은 9.0%로 전월의 8.8%에 이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주식시장에서는 코로나위기에 빠진 아시아와 견고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간 동조화 현상이 이제 머나먼 과거사로 치부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아시아 지역 코로나19의 급격한 재확산과 백신접종 지연으로 지난 10년 동안 90%가 넘는 기간 동안 플러스(+) 관계를 기록했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 아시아·태평양 지수와 미국의 S&P500 지수의 상관관계가 제로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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