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한마당

[한마당] 머지포인트, 뭐지?

한승주 논설위원


월 구독료 1만5000원을 내면 파리바게뜨, 이디야, GS25 등에서 20% 할인을 받는다. 하이마트에서 40만원을 ‘머지포인트’로 결제하면 8만원이 즉시 할인된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은 피자 치킨 등 200여개 브랜드, 개인이 운영하는 음식점까지 6만여개다. 구독료만큼 할인을 못 받으면 손해 아니냐고? 못 받은 만큼 ‘머지머니’로 돌려준다. 머지머니는 티몬 위메프 등에서 액면가보다 20%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머지포인트 상품권이다. 이를 앱에 등록한 후 가맹점에서 사용하면 그만큼 할인받는 셈이다. 11번가 지마켓 등에선 머지머니뿐 아니라 머지포인트 연간구독권도 열심히 팔았다. 월 구독료 1년치(18만원)를 한꺼번에 내면 5만원을 바로 돌려주고, 매달 1만5000원씩을 머지머니로 또 돌려준다.

뭔가 이상하다. 머지포인트는 소비자 입장에서 손해 볼 게 없어 보이지만 회사 입장에선 적자를 벗어날 수 없는 시스템이다. 이상했지만 믿을만한 구석이 있었다. 주변의 친숙한 가게들이 제휴업체이고,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상품을 팔았고, 큰 금융회사에서 업무 협약을 맺었으며, 유명 탤런트가 모델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2일 갑작스러운 공지가 떴다.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이 서비스는 ‘선불전자지급 수단’인데 알고 보니 전자금융업 등록을 하지 않았다. 미등록, 무허가 업체였다. 2018년 서비스가 시작됐는데 금융당국은 그동안 무엇을 한 걸까. 피해자는 선불 결제로 머지머니를 대량 사놓거나, 연간구독권을 덜컥 구매한 사람들이다. 1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또 있다. 제휴업체인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손실 보상 대비를 해놓은 대기업과 달리 이들은 결제 대금을 떼일 처지에 놓였다. 소비자에게 90% 환불을 해준다는데 ‘먹튀’가 아닌지 불안하다. 신규 고객 돈으로 기존 고객에게 수익을 제공하는 ‘폰지 사기’에 가까워 보인다. 피해자는 아기 기저귀를 싸게 사려던, 커피 한 잔 싸게 마시려던 알뜰한 사람들이다. 동네 작은 음식점 주인이다. 정부가 그냥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한승주 논설위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