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교회-보시기에 좋았더라] 죽어가는 계양천 되살린 교회, 유용미생물로 녹색 세상 열어간다

<2부> 새로운 교회의 길 (12) 환경 지킴이 23년 김포 '아름다운교회'

전규택 목사가 지난 14일 경기도 김포시 쇄암로에 있는 있는 제1환경센터에서 연구 중인 수경재배 하우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 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옆에는 ‘아름다운교회’가 있다. 조립식 패널로 조형미도 없이 투박한 모습으로 세워졌지만 이곳은 성도뿐 아니라 지역민들도 사랑하고 자랑하는 교회다. 건물과 사역 등 모든 것이 환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아름다운교회에서 전규택 목사를 만났다. 1998년 10월에 설립된 아름다운교회는 ‘하나님이 창조한 자연과 인간의 관계 복원’을 사역의 목표로 삼고 23년간 환경운동에 앞장서 왔다. 전 목사는 “84년 장신대 신학대학원에 입학 후 교회에서 사역하면서 내 설교 주제에는 늘 하나님과 인간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전하지 못한다면 반쪽 복음이 아닐까 고민했다.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사는 것이 십자가의 회복이고 그것이 곧 환경이라는 생각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던 전 목사는 유용미생물(EM·Effective Micro-organisms)을 연구했다. EM은 자연계에서 존재하는 많은 미생물 중에서 사람과 동물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유익한 작용을 하는 미생물이다. 광합성균, 고초균, 유산균, 효모균, 클로렐라 등이 대표적이다. EM은 미생물 간의 복잡한 공존 공생 관계를 통해 발효 생성물인 항산화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항산화물질은 부패하고 오염된 자연을 소생시키는 능력을 발휘한다.

독학으로 EM원액 제조 방법을 터득한 전 목사는 교회 공동체와 함께 환경 운동을 실천해왔다. 김포 사우동 일원에 있는 계양천 산책로는 봄이면 벚꽃이 피고 사계절 야생화가 있는 아름다운 곳이지만 악취로 주민들의 발길이 끊겼다. 전 목사와 성도들은 매주 황토와 EM 배양액을 섞어 만든 야구공 크기의 ‘흙공’을 하천에 뿌렸다. 흙공에 포함된 미생물이 하천 바닥의 오염된 퇴적층을 분해해 오염물질과 악취를 없앴다. 미꾸라지도 함께 방류해 수중에 산소를 공급하고 수질을 정화해 나갔다.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의 노력까지 더해진 계양천은 3급수의 수질을 가진 하천이 됐다. 2002년 악취가 사라지고 생태계가 회복되자 이곳은 김포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전 목사는 “환경에 힘쓰다 보니 주민들의 마음을 얻게 됐다”면서 “교회에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환경 문제에 앞장서는 교회를 칭찬해 주고 같이 동참해 준다. 환경 운동은 지역사회의 좋은 선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포시 운양동에 조립식 판넬로 건축된 '아름다운교회' 외관.

사우동에 자리했던 아름다운교회는 2016년 운양동에 종교부지를 매입해 이전했다. 전 목사는 교회를 건축하면서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작정·건축 헌금을 하지 않는다. 돈이 있는 만큼만 교회를 건축한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성전을 건축한다. 이 같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 교회 건물 외관을 조립식 패널로 세웠다. 교회 바닥과 벽면은 전 목사가 직접 배양한 EM 배양액과 시멘트를 섞어서 유해 성분이 방출되지 않도록 했다. 예배당에 필요한 집기들도 모두 중고 제품을 구매해 재활용했다.

EM을 활용해 축산 냄새를 저감시킨 친환경 양계장.

교회는 건축비를 줄인 돈으로 환경센터를 설립했다. 교회와 30분 거리에 있는 제1환경센터에서는 유기농업 연구와 교인들이 직접 가꿀 수 있는 텃밭, 친환경 양계장을 운영한다. 양계장에는 친환경 사육을 기반으로 한 1200마리의 닭을 키우고 있다. 텃밭에서 키운 농작물과 양계장에서 거둬들인 달걀은 교회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디지털 스마트팜을 활용한 친환경 수경재배 기술 개발도 연구 중이다. 수경재배는 토양 없이 물을 이용해 작물을 재배하는 방식이다. 전 목사는 “농약과 화학 비료를 이용해 대량으로 농작물을 키워내는 환경을 바꾸기 위해선 소비자의 의식부터 바꿔야 한다”며 “도심 베란다, 옥상에서도 수경재배를 통해 먹거리를 스스로 생산해낸다면 좋은 먹거리, 생명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1환경센터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아름다운교회 성도들과 직원들이 다듬고 있는 모습.

제2환경센터는 ‘하늘 물 연구소’로 불린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는 데다 향후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수질오염, 물 부족 문제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세워졌다. 이곳에선 빗물을 재활용해 지하수 대신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환경센터에서 이뤄지는 모든 연구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연구를 통해 얻게 되는 결과물과 방법을 농어촌교회와 해외 선교사, 사회적 약자, 은퇴 후 사회 참여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공유하기 위함이다.

3040세대로 구성된 1000여명의 성도도 환경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EM 배양액으로 비누와 샴푸 등을 만들어 사용하고 퇴비나 닭 먹이로 재사용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교회로 가져오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전 목사는 “교회가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성도들도 큰 자긍심을 갖는다”면서 “다음세대를 위해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웠던 창조세계를 온전하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김포=글·사진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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