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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쉬면 공백”… ‘백신 몸살’ 20대 집배원 퇴근 뒤 숨져

“이상증세에도 출근… 못 말려 후회”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사흘 뒤 자택에서 숨진 집배원 A씨(25)는 숨지기 전날까지 근무하면서 “몸이 좋지 않다”고 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들은 A씨가 지난달 건강검진에서 별다른 기저질환이 확인되지 않아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16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 7일 화이자 2차 접종을 받은 후 다음 날 근육통과 몸살 증세를 호소했다. 접종 이튿날이 휴일인 일요일이어서 하루를 쉬면 괜찮을 거로 생각해 타이레놀을 복용했지만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가족에 따르면 출근일인 9일 A씨 어머니는 “오늘 하루 백신 휴가를 써서 쉬는 게 어떻겠냐”고 아들에게 권유했다. 이에 A씨는 “내가 빠지면 업무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며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니 하고 오겠다”고 말한 후 출근했다.

A씨는 9일 퇴근 후에도 가족에게 여러 번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어머니와 식사한 후 평소보다 이른 시각인 오후 10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출근 시간까지 일어나지 않던 A씨를 깨우러 방에 들어간 A씨 어머니는 오전 5시쯤 숨진 아들을 발견했다.

사망 이튿날 진행한 부검 결과는 ‘사인미상’이었다. 추가 사인 조사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조직검사를 진행 중이다. 유족들은 건강했던 A씨가 갑자기 숨진 것에 대해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A씨 누나는 “동생은 학창 시절 내내 태권도를 하며 태권도장 사범으로 활동할 정도로 튼튼했다”며 “백신으로 인한 사망인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로선 백신 접종이 동생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흐느꼈다.

특히 유족들은 A씨가 백신 접종 후 이상 증세가 있었음에도 출근해 몸 상태가 더욱 악화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A씨 누나는 “동생이 평소에도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었다”며 “(출근을) 말리지 못한 게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약 1년 동안 우체국 집배원으로 일해 온 A씨는 우체국에서 근무했던 어머니를 따라 집배원이 됐다. A씨 스스로 ‘우체국 가족’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A씨 매형은 “정부를 상대로 떼쓰겠다는 것도 아니고, 처남의 죽음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우체국으로 향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며 “가족이 요구하는 것은 단지 건강했던 청년의 죽음에 대해 사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비슷한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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