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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약에 빠진 히스패닉 영혼들의 선한 이웃 되다

호성기 목사의 ‘디아스포라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 <18>

미국 필라안디옥교회 소속 스패니시교회가 2017년 멕시코 산후안 콜로라에 개척한 안디옥선교교회에서 성도들이 15일(현지시간) 예배를 드리고 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의 핵심은 알면서도 행함이 없는 종교인을 향한 책망의 말씀이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 가진 것 다 뺏기고 맞아 거의 죽게 된 사람이 있었다. 같은 길로 내려가던 제사장과 레위인이 있었다. 당연히 그런 이웃을 사랑하고 도우라고 설교하고 가르쳤던 사람들이 돕기는커녕 피해갔다.

종교인에게 있었던 것은 성전 안에서는 말씀을 잘 알아서 설교하고 가르치는 것이었다. 그들은 성전 안에서 항상 좋은 이웃을 찾으며 살았다. 그러나 그들에게 성전 밖에서는 좋은 이웃이 되려는 길은 없었다.

반대로 사마리아인에게는 예루살렘과 성전 중심의 종교적이고 형식적인 삶은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강도 만난 사람에게 스스로 선한 이웃이 되려는, 불쌍히 여기는 예수님의 마음이 있었다.

예수를 시험하러 온 그 율법사에게 예수님이 시험문제를 냈다.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그는 전문가답게 ‘자비를 베푼 자입니다’라고 정답을 말했다. 그러나 예수님이 원하시는 정답은 아는 것이 아니라 행함이었다. “너도 이와 같이 행하라.”

세계전문인선교회(PGM) 소속으로 70대인 이성제 장로와 이숙주 권사 선교사 부부는 스페인어 인사말 정도밖에 하지 못한다. 부부의 가게에 단골로 오던 무슬림 청년 하비야 프랭코의 좋은 이웃이 돼 그를 예수님께 인도했다. 무슬림 청년이 세례받던 날 필라안디옥교회에 스패니시교회가 태동하기 시작했다.

PGM 소속 30대 양충언 목사와 동역하는 60대 김종상 안수집사와 이은송 권사 부부도 좋은 이웃을 찾지 않는다. 강도 만나 거의 죽게 된 사람을 찾아 선한 이웃이 돼 살고 있다.

김 집사는 가족이 멕시코로 흩어져 이민을 갔던 디아스포라였다. 사업에 실패하고 술로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며 아버지 집을 떠난 아들로 살았다. 이 권사는 어릴 때 엄마와 가족을 버리고 떠나간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딸이라는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았다. 한국외대 스페인어학과를 졸업하고 자신을 위해 죽도록 고생한 어머니와 남동생과 함께 남미 코스타리카로 돈을 벌기 위해 스스로 흩어져 디아스포라로 살았다.

그리고 사업 때문에 멕시코로 또 흩어졌다. 거기에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김 집사를 만난다. 상처받은 사람들끼리 위로하다 결혼했다. 친정어머니와 남동생은 멕시코에서 사업을 하고 이 권사는 남편과 시어머니를 모시고 미국으로 흩어져 왔다. 그리고 필라안디옥교회에 출석했다.

이 권사는 이렇게 간증한다. “필라안디옥교회에 출석하던 중 호성기 목사님이 다윗에 대해 설교하셨습니다. ‘내 부모는 나를 버렸으나 여호와는 나를 영접하시리이다.’(시 27:10) 세 번이나 되풀이하신 말씀이 불처럼 임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깊이 박혀있던 상처가 성령의 능력으로 치유됐습니다. 그 후로 호 목사님이 우리 교회 주변에 사는 남미에서 온 디아스포라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도전을 우리 부부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소명으로 받았습니다. 남편과 함께 주변에 있는 히스패닉 디아스포라에게 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패니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평신도인 나의 능력으로는 설교하는 것이 벅찼습니다. 성령의 감동으로 코스타리카 한인교회를 섬길 때 소년이었던 양충언 학생이 목회자가 돼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를 청빙했고, 스패니시교회는 폭발적으로 부흥하기 시작했습니다.”

양충언 목사는 어릴 때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온 가족이 남미 코스타리카로 흩어져 살던 디아스포라였다. 고등학교 때 은혜를 받고 주의 종으로 소명을 받았다. 아버지는 사업이 잘 돼 큰돈을 벌었고 아들이 그 사업을 이어받기를 원했다. 그러나 아들은 핍박에도 타협하지 않았다.

양 목사는 코스타리카에서 사립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영어와 스페인어를 본토인처럼 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아이비리그인 명문 펜실베이니아대학교를 졸업하고 탈봇신학교를 거쳐 목사가 됐다.

양 목사는 완벽한 학력, 경력, 언어능력을 갖춘 젊은 30대 목사다. 그러나 좋은 이웃을 찾아 ‘올라가는 길’을 택하지 않고 좋은 이웃이 되려고 ‘내려가는 길’을 선택했다.

그는 남미에서 미국에 밀입국해서 온갖 차별 속에 술과 마약, 절제 없는 성생활로 거의 죽게 된 히스패닉 영혼들을 찾아 선한 이웃으로 산다. 그가 목사 되려는 것을 핍박하던 아버지 양 장로는 PGM 선교사가 돼 아들의 목회와 선교에 동역하고 있다. 하나님이 쓰신 각본과 감독하시고 연출하신 작품에 이렇게 다른 많은 분이 ‘올라가는 길’이 아닌 ‘내려가는 길’에서 거의 죽어가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이웃이 돼 간다.

이들은 오늘도 제사장이나 레위인처럼 나에게 좋은 이웃이 어디 있나 찾지 않는다. 성전 안에서만 종교인으로 살기를 거부하고 좋은 이웃이 돼 산다. 이것이 디아스포라를 통한 디아스포라를 위한 디아스포라의 선교, 즉 하나님의 선교다.

호성기 미국 필라안디옥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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