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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러 수석대표 동시 방한, 북핵 대화 물꼬 트길 기대한다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북핵 수석대표가 동시에 방한했다.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와 러시아 북핵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교차관은 국내에 머무르는 동안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한·러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한다. 뿐만 아니라 미·러 북핵 수석대표 협의도 예정돼 있다. 김 대표가 입국 일성으로 “매우 생산적인 방문이 될 것 같다”고 밝힌 만큼 북한과의 대화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한·미 협의에선 연합훈련 실시에 따른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평가와 함께 안정적 상황 관리를 위한 방안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라고 한다. 상황에 따라 북한과의 대화 환경 조성을 위한 대북 인도 지원 방안도 협의 대상이다. 최근 유엔총회에 제출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내부 사정은 심각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 국경봉쇄로 식량과 필수 농자재 수입이 어려워져 식량 불안정 문제가 심화됐고 식품 다양성이 악화됐다. 무려 1060만명의 북한 주민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5살 미만 어린이와 임산부, 국경과 시골 지역 취약 계층 상황이 더욱 우려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북한은 지금 내부를 단속하기도 어려운 처지라는 게 유엔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결 기조를 유지하는 건 북한에 자해행위다. 북한이 평양의 테라스식 고급주택 건설현장을 둘러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민생시찰 모습을 공개한 데에서 북의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연합훈련 초기 한·미 양국을 향해 퍼부었던 “안보 위기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는 등의 말폭탄도 사라졌다. 저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보다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겠으나 북한도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바라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남·북·미가 당장 대화 테이블에 앉는 게 어렵다면 대북 인도지원으로 대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번 3국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관건은 북한의 태도다. 북한이 진정으로 민생을 위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대화의 장에 복귀하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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