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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탄소중립과 과학, 그리고 대학의 역할

김동섭 전기및제어공학과 목포대 교수


탄소중립을 향한 각국의 움직임이 발 빠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구의 온도 상승을 산업혁명 전과 대비해 1.5도 이내로 유지하자는 보고서를 2018년 채택한 이후 올해 4월 22일까지 131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10월 탄소중립을 선언한 데 이어 5월 29일엔 민관이 참여하는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했다.

IPCC 보고서보다 3년 앞서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은 지구의 온도 상승 억제 목표를 2도로 정하고, 더 나아가 1.5도 이내로 노력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파리협정 당사국들은 인류 안전과 생태계 보전을 확보할 수 있는 한계선으로 1.5도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것을 목표로 삼지는 못했었다. 그렇다면 3년 만에 목표를 수정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기후변화의 심각성도 있겠지만 IPCC 의장단은 수정된 목표가 ‘과학적으로 달성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것이지만, 편안함의 대가로 받은 기후변화 고지서는 우리의 삶과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결국 과학기술이 인류를 위협하는 셈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위협 또한 과학기술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 과학기술의 개발과 발전에는 정부, 기업, 연구소, 대학 모두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기술 개발은 물론 인재 양성까지 수행하는 대학의 역할은 핵심적이다.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기본역량진단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근 화두였던 4차 산업혁명 선도 인재 양성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대응해 왔다. 하지만 그 변화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전 지구적 요구 사항에 또다시 응답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대사처럼, 늘 그랬듯이 우린 답을 찾을 것이지만, 그래도 든든한 우군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특화 대학인 한국에너지공대의 개교 소식은 참 반갑다.

작지만 강한 대학을 지향하며 에너지공학 단일 전공으로 승부하겠다는 패기는 신설 대학답다. 국내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교육 과정으로 연구·창업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방향성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에너지 5대 분야(인공지능, 신소재, 차세대 그리드, 수소에너지, 환경 기후기술) 연구와 교육에 집중하는 것이 시대적 요구 사항과 꼭 들어맞는다.

‘과학이 승리할 것이다(Science will win)’. 지난해 12월 14일 미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최초로 시작하던 날 화이자 본사에 게시된 슬로건이다. 아직 인류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완전히 정복하지 못했지만 결국 과학의 힘으로 극복하게 될 것이다. 인류에게 다가온 또 다른 위기인 기후변화 역시 과학으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과학과 에너지 분야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교육과 연구를 표방하며 개교할 한국에너지공대가 어떤 새로운 답을 찾아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동섭 전기및제어공학과 목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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